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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고종수 감독 경질… 채점표 조작사건 수사 급물살

입력
2019.05.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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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질된 대전 시티즌 고종수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21일 경질된 대전 시티즌 고종수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대전시티즌이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고종수(41) 감독을 경질하고, 권헌규 사무국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표면적 경질 이유는 성적 부진이지만 지난해 말 신인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채점표 조작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지역 유력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확대된 데 따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단 판단에서 이뤄진 조치로 풀이된다.

대전은 “최근 홈 4연패 등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고 감독을 경질했다”며 “박철 스카우트가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서 2017년 11월 지휘봉을 잡은 고 감독은 1년 반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구단이 내세운 고 감독 경질 이유는 일단 성적 부진이다. 지난해 K리그2 정규리그 4위에 올라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 승격의 희망을 봤던 대전은 지난 18일 전남에 1-2로 패하는 등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무 4패에 그쳤다. K리그2 9위까지 처지며 일찌감치 승격 경쟁에서 크게 밀려난 분위기다.

설상가상으로 대전은 최근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이미 채점표 조작 의혹에 연루된 고 감독과 코칭스태프 등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본보 3월 14일자)된 데다, 이 과정에서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이 특정 선수 두 명을 고 감독 등에게 추천한 혐의(업무방해)로 추가 입건되면서 정치권과 연루 정황까지 드러난 상태다. 현직 시의회 의장이 피의자로 전환된 데는 경찰이 혐의 입증을 위한 구체적 단서를 포착했을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다.

김 의장 측은 일단 특정 선수 추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전시의회가 구단 예산규모 등을 승인하는 기관인 만큼 그의 선수 추천은 중대한 압력으로 볼 수밖에 없단 게 경찰 판단으로 보인다. 고 감독 경질로 경찰은 K리그 일정 등에 개의치 않고 수사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는 최근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조만간 김 의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최용규 대전 사장은 이날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사장으로 부임한 4월 초만 해도 4월말 또는 5월 초쯤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보고받았지만 사안이 점차 중대해지고 있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단 쇄신안과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대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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