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주민 안전 위협, 철회하라”
BPA “대형사고 방지하는 시설”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항 북항과 신항에 유해화학물질 저장소 신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 남구의회(의장 이강영)는 21일 BPA가 ‘유해화학물질 저장소’로 감만부두를 선정함에 따라 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남구의회 의원들은 이날 “부산항만공사가 1만1,000세대 2만4,000여명의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주거밀집지역인 감만부두에 유해화학물질 저장소 설치를 추진한다는 것은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감만부두 인근에는 한국쉘석유,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저유시설 등 휘발성 위험시설들이 밀집돼 화재 및 인명사고의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만부두는 항만기능 분산 등으로 유휴부두화 될 수 있는 지역이고,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해양클러스터 사업 등 대규모 개발예정지역으로, 미래먹거리 창출 거점임을 부산항만공사가 먼저 인지하고 있는 만큼 더욱 유해화학물질 저장소로 부적합한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인 20일에는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이 입장문을 내고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박 구청장은 “주민 생명과 안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면서 우리 구는 물론 주민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나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BPA에 입지 선정과 추진과정에 대한 세부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앞서 창원에서도 저장소 신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창원시의원 일동과 진해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등은 지난 16일 창원시의회에서 “저장소 신축이 검토되는 곳의 반경 2㎞ 안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BPA는 최근 부산 남구 감만부두 2번 선석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신항 웅동 1단계 항만 배후부지에 각각 유해화학물질 저장소를 설치하기로 하고, 운영사업자 선정 공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저장소는 ‘국제해상위험물 규칙(IMDG Code)’에서 CLASS(등급) 6.1, 8, 9에 속하는 유해화학물질을 따로 보관하는 시설이다.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에 따르면 6.1등급에는 알릴 알코올ㆍ아크롤레인 등 729개, 8등급에는 플루오린화 수소·에틸렌다이아민 등 368개, 9등급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 암모니아ㆍ벤즈알데하이드 등 43개 물질이 포함된다.
BPA는 저장소가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며, 아직 확정된 지역도 없다는 입장이다. BPA 관계자는 “저장소는 다른 화물과 5m 이상 떨어진 곳에 콘크리트 바닥을 깔고, 펜스와 배수로 등을 설치해 대형 사고를 방지하는 시설”이라며 “현재 검토 중인 단계로 주민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