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B급 감성을 저격하는 듯한 독특한 게시물로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다. 인구 20만명인 작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지만 게시물마다 댓글이 수백개가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스타크씨 제 몸이 이상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충주시가 무료 당뇨 검사를 홍보하기 위해 14일 SNS에 올린 포스터 문구 중 일부였다. 해당 포스터는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입소문을 탔다.
충주시 SNS는 ‘드립력’ 넘치는 게시물로 유명하다. 페이스북 커버 사진부터 범상치 않다. ‘수소차의 메카, 충주시’ 문구를 표기가 같은 수소(소의 수컷) 그림에 배치했다. 또 결핵 무료 검진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이미지에는 ‘가슴아파도 나 이렇게 웃어요’, ‘결핵 방치하면 GO TO THE SKY’라는 문구가 써있다. 가수 플라이 투더 스카이의 ‘가슴아파도’ 노래에서 따온 문구다. 이 게시물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총 4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며 화제가 됐다.
지난달 17일 SNS 담당자의 부재 소식을 알린 게시물도 화제가 되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160개의 댓글이 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문경시, 의성군, 영양군 등 다른 지자체도 댓글을 달았다. 충주시는 “충주시 댓글 클라스 보소”(의성군), “이런 팬덤 넘사벽”(영양군) 등 타 지자체의 부러움마저 샀다.
이용자들과 댓글로 소통이 활발한 것도 특징이다. “드립력이 약하다”는 댓글에는 “요즘 약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맞받아치거나 “못 배우신 분”이라고 재치있게 답하는가 하면, “(드립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반응에는 “배웠으면 요금 내라”고 말해 댓글로도 인기를 끌었다.
SNS를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지자체는 비단 충주시뿐만은 아니다. 고양시는 ‘고양’이라는 단어의 공통점을 활용해 일찌감치 고양이를 콘셉트로 내세워 SNS를 운영해왔다. 2013년엔 전국 지자체 최초로 페이스북 친구 5만명을 돌파했다. 문경시도 B급 감성의 게시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충주시가 B급 홍보를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그 이전까지 충주시 SNS는 사실상 죽은 공간이나 마찬가지였다. SNS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B급 감성이었다. 충주시 SNS를 관리하는 홍보담당관 김선태 주무관은 21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홍보를 해야 하는데, 보통 지자체 게시물을 잘 안 봐서 화제가 안 되고, 충주시 SNS도 사장되는 수준이었다”며 “기술적으로 고급 퀄리티의 포스터를 만들기는 어려운데, 다른 지자체와 차별을 두기 위해 전략적으로 B급 감성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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