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받지 않은 세포가 의약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 발생 50일이 지났지만,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조사 및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특별감사 요구는 물론 검찰에 고발장까지 접수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건강과대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아직도 연골세포가 신장세포(293세포)로 바뀐 경위도 밝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신장세포의 성격과 유전적 형질 파악, 그리고 이러한 세포가 인체 내에서 안전한 지에 대한 기본적인 진상조사조차 시작도 못했다”고 꼬집었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식약처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으나, 최근 주성분 중 연골세포가 실제로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들 단체는 당장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식약처에 대해서도 “인보사를 허가해 주면서 이번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라면서 “식약처의 임상시험허가 및 시판허가 과정 전반에 대해 객관적인 감사와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더는 식약처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정부는 환자들에 대한 보건의료적 관리가 가능한 기관, 즉 질병관리본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의 협력을 통해 별도의 기구를 마련해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첨단재생바이오법 추진 중단과 국회의 '인보사 청문회' 실시를 요구했다. 같은날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과 전ㆍ현직 식약처장 등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ㆍ고발했다. 고소ㆍ고발인은 소액주주 100여명과 환자,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을 포함해 140여명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역시 “식약처는 시간 끌기와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며 아직도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며 “식약처 특별감사를 통해 인보사 인허가과정부터 현재의 대응까지 책임자를 문책, 처벌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식약처는 19일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이자 인보사 개발회사인 코오롱티슈진 현지실사를 위해 10여명의 직원을 투입했다. 이들은 약 일주일간 실사를 진행하면서,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제조용세포주 제조소인 우시와 세포은행 보관소 피셔를 방문할 계획이다. 시판 중인 제품의 신장세포가 최초 세포에서 유래한 것인지 확인하고,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MCB(Master Cell Bank)도 살펴볼 예정이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식약처는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전반적인 시험 검사와 현지실사 등에 대한 종합 결과가 나오는 즉시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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