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시절 미공개 사진 2장이 100여 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독립운동에 참여하기 전 동기들과 공부하던 유 열사의 10대 초ㆍ중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이다.
이화여대는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역사관에서 창립 133주년을 기념한 ‘이화의 독립운동가들’ 특별전시를 열어 유 열사의 사진 2장을 최초로 공개했다.
정혜중 이화역사관장은 “3ㆍ1운동 100주년과 이화 창립 133주년 기념 전시를 준비하면서 이화학당 초창기 사진첩에서 유 열사의 사진들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화역사관은 사진 속 인물들의 모습과 사진첩 앞뒤로 정리된 사진들의 연대를 통해 2장의 사진이 각각 유 열사의 이화학당 보통과 입학 직후(1915~1916년), 고등과 재학시절(1918년)때 촬영된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에 공개된 유 열사의 사진은 1920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며 찍힌 옥중 사진, 1918년 보통과 졸업 당시 찍은 단체사진 등 3장이 전부다. 보통과 재학시절 동기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은 정확한 시기가 파악되지 않는다. 정 관장은 “이번에 발견한 사진들은 현재까지 알려진 유 열사 사진 중 가장 앳된 모습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190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유 열사는 1915년에서 1916년 사이 이화학당에 편입했다. 보통과를 졸업한 1918년 4월 고등과 1학년에 진학해 3ㆍ1운동이 일어난 1919년까지 학교를 다녔다. 3ㆍ1운동 만세시위로 체포된 유 열사는 1920년 9월 28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영양실조와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이화역사관은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4일간의 전시회를 통해 유 열사 사진 원본을 포함한 이화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다양한 사진을 전시한다.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은 “옥중에서 항거한 유 열사의 모습 이외에 동기와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던 꿈 많은 소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며 “앞으로도 미래를 개척하는 여성지성의 비전으로 뜻 깊은 역사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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