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m 옛 필름 흑백으로 재인화, 60여점 선보여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시절 풍경들. 고향 의성의 박물지와 생활사를 오롯이 담은 사진전이 현지에서 열리고 있다.
김재도(83) 의성 탑리버스정류장 대표의 여섯 번째 사진전 ‘내 고향 의성’이 정류장 한켠의 ‘해암 김재도갤러리 & 사진문고’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전에는 김 대표가 1999~2001년 의성 구석구석을 누비며 찍은 사진 130여 점 가운데 손 모내기와 벼 베기, 막 수확한 사과더미, 등고선처럼 이어진 고추밭이랑, 목화와 솜틀공장, 마늘값 보장 요구 시위, 그리고 300여 년 전 영조 임금이 하사한 상여 수공예품 등 생생한 풍경과 현장6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의성읍 전경은 유일한 컬러 사진이다.
버스정류장을 운영하며 늦깎이 사진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김 대표는 이번 전시를 위해 옛 35mm 필름을 스캔해 어렵사리 흑백으로 재인화했다. 흑백사진의 맛이 잘 살아났다. 허리 굽혀 이랑을 일구고 오종종 마늘씨를 놓아가는 노부부의 사진은 밀레의 ‘만종’을 연상시킨다.
“읍내고 들판, 산골이고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부지런히 다녔습니다만, 많은 것들이 사라진 지금 생각하면 ‘좀 더 부지런히 다닐 걸’ 아쉬움도 큽니다. 많이들 와서 봐주시면 보람이겠습니다.”
노 작가가 차려낸 추억 한 장 사진에 고향은 바래지 않는다.
김윤곤기자 seo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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