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회의도 안 했는데 최대 몇 퍼센트는 바람직 안 해”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회의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이날 자신을 포함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의 사퇴 의사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당정이 내년 최저임금을 3~4% 선에서 ‘최소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최저임금 결정과정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앞서 지난 9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류장수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 전원(8명) 사표를 낸 것 역시 ‘속도조절론’을 꺼내 든 정부가 압력을 행사한 결과로 보고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상태다.

20일 노동계와 경영계 등에 따르면 이달 하순 내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임위 전원회의가 처음 열릴 예정이다. 노사 모두 내년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은 6월쯤에 내놓게 된다. 근로자위원(9명)과 사용자위원(9명)은 각각 내부 논의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안을 정하는데,양측 모두 아직 제시안을 정하지 않았다. 노동계는 일단 최근 2년간 약 29% 급등한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감안하겠다는 입장이었다.하지만 정부가 속도조절론에 이어 최소인상까지 공식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정부가 압박하듯이 몰고 가면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얘기가 노동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송명진 한국노총 정책국장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변경하기 위한 법 개정 추진이나 공익위원 사표 사태 등을 보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의견을 관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은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소상공인과 대화하는 자리도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아직 최임위 회의를 하지 않았는데 최대 몇 퍼센트 인상 가능하다는 식의 설이 자꾸 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반면 경영계는 내부적으로는 내년 최저임금 동결 원칙을 정했지만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해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운영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를 위한 일정을 처음 논의했다. 뉴시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노사 모두고용노동부의 새 공익위원(8명) 선정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대로 최저임금 인상폭을 둘러싼 노사대립이 심해지면 사실상 정부 의중에 따라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행사,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익위원 위촉 단계부터 양 측의 힘겨루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원론적이지만, 공익위원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 사정으로 미뤄지고 있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고용부는 지난 1월 최임위 이원화를 골자로 한 최임 결정체계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공익위원 선정에 정부 영향력을 현재보다 약화시킨 안이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정의 최소인상 입장)얘기가 계속 나온다는 것 자체가 현 최저임금 결정체계가 자의적이라는 방증”이라며 “결정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결정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21일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최임위로 전달할 예정이다.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도소매업, 공단 내 중소 제조업, 음식ㆍ숙박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의 사업주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FGI) 등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임금, 근로시간 등에 미친 영향 등을 조사한 내용 등이 이 토론회에서 공개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