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로 한방침 표면에 미세한 구멍을 많이 내면 표면적이 크게 늘고, 이에 따른 시침효과도 높아진다고 한다. 이 같은 신개념 침을 개발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이 국내 의료기기 제조 전문업체와 손잡고 상용화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성공하면 세계 대체의학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스트 에너지공학전공 인수일 교수팀은 최근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인 ㈜동방메디컬과 함께 고효능 나노테크 한방침 상용화 과제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한의기반 융합기술 연구 과제를 통해 3년간 총 6억 4,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인 교수팀은 나노기술을 이용한 표면 처리 기법으로 개발한 고효능 나노ㆍ한방 융합 신소재 침을 동방메디컬과 협력해 관련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동방메디컬은 다양한 한방 의료기기를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하는의료기기 제조사이다.
앞서 인 교수팀은 2016년 침 표면에 나노미터(㎚=10억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 이르는 미세한 구멍이 있는 다공성 침을 개발했다. 미세한 구멍이 많이 생기면서 침 표면적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20배 가량 확장되는 효과가 있다. 침 자극에 의한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증폭시켜 알코올ㆍ코카인 중독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특히 2017년에는 다공성 침을 이용한 대장암 연구에서 우수한 효능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수천 편의 암 관련 논문들 사이에서 ‘2017 Scientific Reports TOP 100 in oncology’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수일 교수는 “현재의 다공성 침을 더욱 더 발전시켜 상용화를 앞당기고, 동방메디컬과 함께 동양의학의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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