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5ㆍ18 기념식 불참 놓고도 설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에도 채이배 신임 정책위의장ㆍ임재훈 사무총장ㆍ최도자 수석대변인의 인선을 강행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채 의장이 합류하면서 최고위 내 손 대표 측 인사들과 바른정당계 인사들은 4명 대 4명으로 동수가 됐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당헌 제22조에 따라 최고위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7일에도 이들 당직 임명을 시도했으나,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강력 항의해 한 차례 보류했다. 당헌에 따르면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수석대변인, 대변인은 당 대표가 ‘최고위와의 협의를 거쳐’ 임명하도록 돼 있어, 최고위에서 과반이 찬성하지 않더라도 구속력이 없다는 게 바른미래당의 입장이다.
이를 두고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공개 석상에서 손 대표를 맹비난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국정 현안에 대응하는 자리다. 정책위의장은 임명권을 떠나 원내대표와 의견 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이라며 “그런데 오늘 긴급히, 갑자기 아침에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안건상정 소식을 (오늘 오전) 8시11분에 이메일로 내부순환도로상에서 통보 받은 데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앞으로 절차적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지적이 나오지 않게 당 운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유승민 전 대표의 5ㆍ18 민주화 운동 불참을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당 출신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망언 퍼부은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회피하고 시대착오적 색깔론을 내세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조차 5ㆍ18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유 전 대표는 왜 참석하지 않았나”라며 “유 전 대표가 불참한 것은 많은 국민들에게 5ㆍ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평가절하 느낌을 줄 수 있고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한국당과 궤 같이하는 보수정당이란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무슨 정당의 최고위에서 당내 인사를 공격하는 발언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다”라고 언성을 높이며 “유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광주 영령 희생 기리는 아주 절제된 글이 있는데 무슨 근거로 비난하는지 알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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