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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저변 확장하는 한류… 5회째 맞은 ‘케이콘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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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저변 확장하는 한류… 5회째 맞은 ‘케이콘 재팬’

입력
2019.05.19 19:12
수정
2019.05.1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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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KCON 2019 재팬에서 관람객들이 케이콘 걸즈 행사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KCON 2019 재팬에서 관람객들이 케이콘 걸즈 행사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지난 18일 일본 지바(千葉)현 마쿠하리(幕張)멧세 국제전시장엔 CJ ENM 주최‘KCON(케이콘) 2019 재팬’을 보러 온 인파로 붐볐다.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콘서트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공연장 인근 컨벤션홀에 설치된 한국 화장품과 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찾는 한류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해 이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일관계가 일본인들의 한류 소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했다.

공연을 세 시간쯤 앞두고 컨벤션장 한쪽 무대에서 보이그룹 디크런치(D-CRUNCH)가 댄스 퍼포먼스와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었다. 가와사키 마리나(24)는 “오늘 처음 알게 된 그룹인데, 이들이 방탄소년단(BTS)의 ‘쩔어’ 등에 맞춰 선보인 댄스가 대단했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아이즈원 팬이라고 소개한 마리나는 “아이즈원이 17, 19일 공연에 나오는데 18일 공연까지 포함한 3일 콘서트 티켓(3만1,900엔)을 예매했다”고 했다. 그는 “2010년 소녀시대 등을 알게 된 후 유튜브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케이팝을 듣기 시작했고, 주말이면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친구들과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군마(群馬)현에서 왔다는 요시다 아유미(23)도 “디크런치는 오늘 처음 보는 그룹인데 지금 댄스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봤다”며 “새로운 가수를 알아가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느라 공연을 기다리는 게 심심하지 않다”고 했다. 그에게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TV를 통해 관계가 안 좋다는 소식을 가끔 듣긴 한다”면서도 “정치와 문화 교류는 별개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일본 여성들이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멧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KCON 2019 재팬 행사장에 마련된 벽에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에 대한 메시지를 적고 있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일본 여성들이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멧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KCON 2019 재팬 행사장에 마련된 벽에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에 대한 메시지를 적고 있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고등학교 2학년인 이노우에 마나(16)과 나카노 슈(16)도 워너원 팬클럽을 통해 알게 된 친구사이다. 주말을 맞아 이노우에는 가나가와(神奈川)현, 나카노는 이바라키(茨城)현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다. 이들은 워너원 해체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공연에 솔로로 등장하는 박지훈을 응원하러 왔다고 했다.

모녀가 함께 한류를 즐기고 있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오자와 유키코(45)는 “중학교에 다니는 딸과 함께 왔는데, 딸이 케이팝 안무를 배우는 시간 동안 한국 음식 레시피 소개를 듣거나 한국 드라마 홍보 부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딸 세대들은 뷰티 토크쇼 등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을 보이는 동안 40대 이상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와 음식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케이콘 현장에선 가수들의 공연과 팬미팅 외에 메이크업 체험, 한국 요리 강의, 케이팝 안무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 한류 팬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있었다.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KCON 2019 재팬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진행된 쿠킹 클래스에서 치즈 핫도그 레시피 설명을 듣고 있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KCON 2019 재팬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진행된 쿠킹 클래스에서 치즈 핫도그 레시피 설명을 듣고 있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CJ ENM에 따르면 지난해 관객 중 1020 세대가 69%였고, 여성은 전체 관객의 90%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올해엔 이들을 겨냥, 아이돌 그룹이 일본 진출을 모색하는 중소기업 화장품을 체험하고 이를 팬들에게 소개하는 ‘케이콘 걸즈’ 행사를 신설했다. 17일엔 아이즈원이 코스메틱 브랜드 ‘컬러그램 톡’ 부스를 방문한 후 현장 판매분량이 매진되는 등 상당한 호응을 보였다. CJ ENM 측은 “올해 성과를 토대로 일본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한류 장르인 뷰티, 패션을 중심으로 한 별도의 이벤트 개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콘은 한류 인기를 바탕으로 현지 진출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좋은 판촉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부와 코트라가 선정한 뷰티, 패션, 생활용품, 식품 분야의 국내 중소기업 50개의 홍보 부스를 마련, 한류 팬들에게 다양한 한국 제품을 소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한 컵 떡볶이 제조업체 ㈜영풍은 지난해 보다 세 배의 물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에 설치된 한국 중소기업 부스들. CJ ENM 제공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에 설치된 한국 중소기업 부스들. CJ ENM 제공

올해로 5회째인 케이콘 재팬은 17~19일 사흘간 역대 최다인 8만8,000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지난해(6만8,000명)에 비해 2만명이 증가했고, 첫해였던 2015년(1회 공연ㆍ관객 수 1만5,000명)에 비해 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케이콘을 총괄하는 신형관 CJ ENM 음악콘텐츠본부장은 “기존 케이팝과 드라마 중심의 일본 내 한류가 뷰티, 패션, 음식문화 등 일상 한류로 진화하고 있다”며 “컨벤션 콘텐츠 확장 등을 통해 한류 저변 확대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바=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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