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예측도, 출구조사 결과도 뒤집어… 모리슨 총리 국정장악력 강화될 듯
호주 총선에서 집권 자유국민연합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깜짝 승리’를 거뒀다. 선거기간뿐 아니라 투표 당일인 18일(현지시간) 출구조사에서도 야당인 노동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는 달랐던 것이다. 이로써 자유국민연합은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AP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자유국민연합은 이날 치러진 총선 개표가 75%가량 진행된 가운데, 하원 151석 가운데 74석을 확보했다. 6년 만의 총선 승리가 기대됐던 중도좌파 노동당은 66석에 그쳤다. 무소속, 군소정당의 의석 수(6석)를 제외한 나머지 5석 중 2석만 더 얻으면 자유국민연합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돼 독자 정부 수립도 가능해진다.
이 같은 총선 결과는 최근 수년간의 여론조사는 물론, 출구조사 결과도 뒤엎는 대반전이다. 이날 투표 종료 직후 여론조사기업 ‘갤럭시’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선 노동당이 82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딴판이었고, BBC는 이에 대해 “스콧 모리슨 총리의 선거연대(자유당ㆍ국민당 연합)가 ‘충격적인 다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전망과는 180도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온 배경은 결국 유권자의 표심이 ‘경제 이슈’에 민감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최대 쟁점이었던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 현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기준 26~28% 감축하겠다고 했다. 반면 노동당은 이보다도 강력한 45% 감축안을 제시했다.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민심이 더 많았던 셈이다.
모리슨 총리의 국정 장악력도 대폭 강화되게 됐다. 지난해 8월 당내 보수파의 쿠데타로 실각한 맬컴 턴불 전 총리의 후임자인 그는 핵심 의원들이 불출마하거나 지역구 수성에만 매달리는 등 최악의 조건 속에서 선거전을 치르면서도 선거 승리를 이끌어냈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축하 모임에서 “언제나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6,000만달러(약 717억원)를 쏟아 부은 광산 재벌 출신 극우 성향 정치인 클라이브 파머의 호주통합당(UAP)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파머는 ‘호주 우선주의’ ‘호주를 위대하게’ 등을 주창해 ‘호주의 트럼프’로도 불리는데, 그의 UAP는 151개 모든 하원 지역구에 후보자를 공천했음에도 전국에서 3.4%를 득표하는 데 머물렀다. 다만 그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쏟아낸 ‘노동당 비방 광고’가 결과적으로 집권여당의 예상 밖 승리에 일조하는 ‘효과’를 발휘했다고 선거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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