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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용 지하수 60% 땅 속으로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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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용 지하수 60% 땅 속으로 ‘줄줄’

입력
2019.05.19 14:48
수정
2019.05.19 17: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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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농업용수는 전체 지하수 취수허가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제주시 성산읍 일대 농촌 전경.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농업용수는 전체 지하수 취수허가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제주시 성산읍 일대 농촌 전경.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농업용 지하수의 60% 가량이 땅 속에서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농업용수는 전체 지하수 취수허가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공공 농업용 지하수관정 운영실태 성과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농업용 관정 224곳의 유수율을 산정한 결과 평균 유슈율은 38%에 불과했다. 취수량의 62%는 실제 농가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중간에 누수가 된 셈이다. 도내에 개발된 지하수 관정은 총 4,823공이며, 이 중 농업용 관정은 66.7%인 3,218공을 차지하고 있다. 또 농업용 관정의 취수허가량은 1일 90만5,000톤으로, 지하수 총 취수허가량(161만5,000톤/일)의 56.0%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농업용수 요금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하수원수대금 요금표에 따르면 가정용 등 타 용도의 경우 원수공급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반면 농업용의 경우 관정 토출관 안쪽 지름 크기별로 원수대금을 정액으로 부과하고 있다. 실제 토출관 안쪽 지름 80㎜의 관정 기준으로 농업용과 타 용도 원수대금을 산정ㆍ비교한 결과 농업용은 월 1만원에 불과하지만, 가정용은 374배인 374만8,000원으로 산정됐다. 또 골프장 및 온천용은 무려 2,103배인 2,103만원에 달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제주 지하수개발 이용ㆍ허가 현황. 박구원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제주 지하수개발 이용ㆍ허가 현황. 박구원 기자

이번 감사에서는 2015년 이후 경작을 하던 농경지가 펜션 등 숙박용도로 급격하게 개발되면서 토지소유자 등이 농업용 관정을 폐쇄하지 않고 생활용수 등 목적외로 사용한 사례들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최근 3년간 농업용수의 목적외 사용을 유형별로 확인해 보면 제주시 지역인 경우 총 94건 중 73건(77.6%)이 펜션 등 건축물 용도로 사용됐고, 나머지 21건은 공장, 조경수 등에서 쓰였다. 서귀포시 지역은 총 111건 중 63.9%에 해당하는 71건이 건축물 용도이고, 나머지는 무세척장(21건), 조경수(11건) 등이다.

도감사위는 “농업용수인 경우 요금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하수 낭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하수 자원 보전을 위해 적정 부과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번 감사결과를 토대로 제주도에 농업용 관정의 주기적인 실태조사, 유수율 제고 방안 마련, 대체수자원 개발 등 연차적인 관리ㆍ정비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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