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서 고전 끝에 5오버파 컷 탈락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44ㆍ미국)는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 지난달 마스터스 우승 이후 4개 대회를 건너뛰면서까지 PGA 챔피언십을 겨냥했지만, 초반 2라운드에서 부진하며 컷 탈락 굴욕을 맛봤다. 자신의 초호화 요트 ‘프라이버시호’를 대회장 인근에 정박해 이동 거리를 줄이는 등 공을 들였지만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되레 요트에서 묵으며 치른 대회마다 번번이 컷 탈락하면서 ‘요트 징크스’만 확인하고 말았다.
우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 코스(파70ㆍ7,459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를 6개나 쏟아내면서 3오버파 73타를 쳤다. 중간합계 5오버파 145타를 기록한 그는 컷(4오버파 기준) 통과에 실패했다. PGA 챔피언십 컷 탈락은 이번이 4번째로, 76차례 참석한 메이저대회 가운덴 9번째 컷 탈락이다.
그의 요트 활용은 컨디션관리를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이지만 공교롭게 우즈는 ‘프라이버시호’를 동반한 대회에서 유독 부진했다. 요트에서 머물며 대회를 치른 2006년 US오픈과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베스페이지는 뉴욕 맨해튼 동쪽에 위치해 있어 도심의 최상급 호텔을 오가려면 적어도 1시간(차량 기준) 이상 걸리는 거리인데다 아침과 저녁 지독한 교통체증까지 겹치면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우즈가 프라이버시호를 정박해 둔 오이스터만은 대회장에서 북쪽으로 약 25㎞ 떨어 있는 데다 교통체증 걱정도 없어 20분 안팎이면 대회장에 닿는다. 미국 골프닷컴에 따르면 우즈가 지난 2004년 2000만 달러(약 240억원)을 들여 장만한 프라이버시호엔 10명이 지낼 수 있는 5개의 방은 물론 선원용 방 4개, 운동시설 등 호텔급 시설이 갖춰져 있어 대체숙소로도 부족함 없다.
대회를 마친 우즈는 “다시 마스터스 챔피언이 된 것을 즐겨왔는데 PGA 챔피언십에서 빠른 전환점을 맞았다”라며 “불행히도 나는 경기를 잘 못 했으며,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해 해야 했던 세밀한 점들을 해내지 못했다”고 했다. 우승은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브룩스 켑카(28ㆍ미국)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켑카는 3라운드까지 12언더파 198타로 공동 2위그룹에 7타 앞서 마지막 날 크게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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