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던 강원 태백시 지방공기업 오투리조트에 150억원을 지원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강원랜드 전 이사들에게 회사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강원랜드가 전직 이사 9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강모 이사 등 7명은 30억원을 연대해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다만 최흥집 전 사장과 김모 상임이사에 대해서는 ‘강씨 등 7명과 연대해 30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결의안에 찬성한 이사 7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기권한 최 전 사장과 김 상임이사는 책임이 없다고 본 것이다.
태백시가 2001년 1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오투리조트는 2008년에 영업을 시작한 이후 내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2012년 7월 폐광지역 협력사업비 150억원을 오투리조트 긴급자금으로 태백시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사진 12명 가운데 강씨 등 7명이 찬성하고 3명이 반대했다. 최 전 사장과 김 상임이사는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기권했다.
이후 감사원은 2014년 3월 강원랜드 감사 결과에서 찬성ㆍ기권표를 낸 이사 9명이 오투리조트의 극심한 경영난을 잘 알았음에도 자금 지원안에 찬성하거나 명확한 반대를 표시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고, 이에 강원랜드는 같은 해 9월 최씨 등 이사 9명을 상대로 150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1ㆍ2심은 “피고들은 강원랜드 이사로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하고 주의의무를 지키지 않으면서 부당한 기부행위를 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150억원 중 30억원을 함께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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