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결국 사임할 전망이다. 6월 첫째 주에 열리는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4차 표결이 끝나는 즉시 구체적인 사임 일정을 제시하기로 했다. 보수당 대표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출마를 저울질하는 후보들도 등장했다.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집권 보수당의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이날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 후 후임자 선출을 위한 일정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가 계속 미뤄지면서 메이 총리가 여당 보수당보다 야당인 노동당과 협상을 계속하는 데다 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메이 총리를 사퇴시키는 것이 당의 미래에 더 좋을 것이라는 바람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우선 4차 투표에서 브렉시트안을 통과시켜 ‘유럽과의 이혼’을 마무리짓기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1922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관한 의회의 4차 투표마저 부결될 경우 조속히 총리직을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란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얼마나 더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4차 투표가 부결되는 경우 메이 총리가 더 빨리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당 내부 유럽회의론자들이 반대표를 더 많이 던져 메이 총리의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영국은 오는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를 지난달 11일 EU 27개국 정상들과 체결했다. 5월 26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6월 1일 영국은 유럽을 떠나야만 한다. 메이 총리의 구상대로 6월 첫째 주에 4차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는 경우 영국은 투표 바로 다음 달 1일에 EU를 탈퇴할 수 있게 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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