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 공연 두고 SNS 문제제기…서울시도 긴급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가 물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동물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확인 결과촬영 각도 때문에 빚어진 오해로 드러났으나,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줬을 것이란 지적은 남아 있다.

한 누리꾼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공연 영상을 게재하고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면 고양이들이 얼마나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약한지 잘 알 것”이라며 국민신문고 민원을 독려했다. 영상 속 고양이는 물 위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징검다리를 하나씩 뛰어 넘는다. 이 네티즌은 “어린이대공원에 확인한 결과 물 위에서 하는 게 아니고 물에서 1.5m 떨어져서 하는 것이란다”면서도 “고양이의 특성을 무시하고 이런 훈련을 시킨 점은 많이 불편하니 관련 부서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상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물 위에서 공연을 펼쳤다는 식으로 소식이 와전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으로 번졌다.

"고양이 공연이 보기 불편하다"며 14일 한 네티즌이 올린 영상. 고양이가 물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물 위가 아닌 수조 옆 바닥에서 진행된 공연이다. SNS 캡처

공연은 사설업체 A사가 2017년부터 어린이대공원에서 정기적으로 펼치는 관람쇼다. 고양이 10여 마리를 포함해 원숭이, 펭귄, 앵무새, 물개 등의 동물이 30여분간 조련사와 호흡을 맞춘다. 어린이대공원을 대행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과는 2021년 9월까지 계약이 돼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 동물보호과는 지난 15일 현장 조사에 나섰다. 동물보호과의 한 관계자는 1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보니 공연이 이뤄진 곳은 수조 바로 옆 물이 없는 땅이었다”며 “현행법 상 동물 공연은 불법이 아니고 땅에서 펼친 공연은 학대로 보기 어려워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의 영상은 관람석에서 비스듬한 각도로 촬영하면서 마치 고양이가 물 위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비춰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고양이가 공연한 장소 바로 옆에 수심이 깊은 물이 있었고,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고양이들이 공포심을 느꼈을 것이란 주장이다. 또 동물 공연 자체가 부당한 착취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많다.

서울시설공단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 관계자와 몇몇 동물보호단체에서 직접 현장 공연을 관람한 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동물 학대는 사실무근이나, 동물 공연 자체를 불편해 하는 여론이 있는 만큼 향후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학대 여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동물 공연의 행위 자체가 동물에게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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