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의 설계자로 잘 알려진 건축가 이오 밍 페이(貝聿銘)가 10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이오 밍 페이의 아들 치엔 청 페이를 통해 페이의 별세를 알렸다.
1917년 중국 광저우에서 유명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난 페이는 1935년 도미, MIT와 하버드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근대 건축의 거장 발터 그로피우스를 사사했고, 1948년 뉴욕 부동산 재벌 윌리엄 제켄도르프에게 고용돼 매사추세츠공대 과학 건물 설계 등 대규모 건축 설계, 도시 계획의 실무를 익혔다. 1955년 자신 설계사무소 아이엠페이앤파트너스를 차리면서부터 복격적으로 명성을 날렸다.
후기 모더니즘 건축사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페이는 전통적인 건축 요소 위에 단순한 패턴을 가진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공법이 결합된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대표작으로 미국 내셔널 갤러리 동관(1974), 인디애나 미술관(1978), 달라스 시청(1978), 존F 케네디 도서관(1979), 홍콩 중국은행 타워(1989),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1995) 등이 꼽힌다.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는 페이의 설계작 중 가장 논란이 많은 작품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그는 70피트 높이의 강철 테두리를 가진 유리벽 피라미드를 만들었고, 기존 프랑스식 루브르 구조와 현저히 대조를 이뤄 1993년 발표 당시 ‘디즈니랜드의 부속 건물’이란 비난을 받았지만 현재 루브르의 상징이 됐다.
1983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고 상금 10만 달러로 중국 건축가 지망생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키기 시작했다. 2010년 영국왕립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로열 금메달을 수상했다. 50명의 정원으로 한정되어 있는 미국건축가협회(AIA)의 종신회원으로도 활동해왔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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