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무능과 독선의 2년”, 15일 “달나라 사람이냐” 이어 또 공개비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재정 지출 강조 방침을 두고 “틀렸다”며 공개 비판했다. 10일과 15일에 이어 또다시 문 대통령에게 날을 세운 것이다. 임기 중반을 향해 가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지적하면서 경제학자 출신인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킨 셈이다. 당권은 물론 내년 총선, 차기 대선을 바라보고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유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인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놓은 발언을 도마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국가재정이 지금보다 더 과감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지출 확대를 강조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재정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다.
유 의원은 이를 두고 “쉽게 얘기하자면 이 말은 ‘세금을 더 화끈하게 퍼붓겠다’는 대국민선언”이라며 “대통령의 세금 살포 선언은 이 정권의 경제정책이 결국 세금 쓰는 것뿐이라는 고백”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곧 세금주도성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발간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인용했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 경제가 추세 하락에 접어들고 있어 무리하게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목표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시행할 경우에는 중장기적으로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대통령이 세금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선언한 어제, KDI는 180도 다른 얘기를 했다”며 “KDI가 맞고 대통령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을 향해 거듭 “혁신성장은 그저 말뿐이고, 혁신을 위한 노동개혁, 규제개혁, 교육개혁, 인재 양성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며 “개혁은 안하고 세금만 쓰는 것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진통제만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은 임기 3년 동안 고통스러운 개혁은 외면하고 세금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만 계속 맞으면 우리 경제의 병은 더 깊어지고 나라곳간은 거덜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임기 3년이 남은 문 대통령이 최후의 보루인 국가재정을 함부로 부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15일에도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일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빗대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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