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개최 G20 계기로 서울서 8번째 한미 정상회담 
 비핵화 로드맵 북미 간극 좁혀야… 4차 남북 정상 만남 성사될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서 8차 한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 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나 형식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의제와 관련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고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 의제는 그때 가 봐야 한다”며 “한미가 가진 여러 상황ㆍ정보들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청와대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소식을 전하며 “양 정상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대해 긴밀한 조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의 잇단 단거리 발사체 발사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두 달여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하기로 한 데는, 북한이 북미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미, 남북 사이에 외교적 진전이 없었지만,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한미가 이례적으로 정상회담을 한 달 넘게 남겨두고 회담 개최 소식을 알린 것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북한이 4일 동해상에서 진행한 화력타격훈련에서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돼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고리로 남북 간 대화의 불씨를 되살려 북미 대화로 이어가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는 만큼, 남북 대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받아 미국의 정확한 의중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방한까지 한 달여 이상 남은 시간 동안 남북 간 대화가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 워싱턴에서 열린 7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받아 왔다.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 다시 김 위원장의 의중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북미 대화의 동력을 복원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미 백악관이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단독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북한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북미의 간극을 좁혀야 하는 난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대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고, 북한은 완전한 안전 보장을 원한다”며 “이런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한국까지도 합의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남북미 간 최종 목표에 대한 이견이 없는 상황에서 남은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로드맵에 대한 합의가 과제라는 뜻이다.

이번 정상회담 개최로 한편에서 제기되는 한미동맹 약화 우려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얼마나 긴밀한가를 봐주면 좋겠다”며 “(지난 2년간) 한미 정상이 7번 만났고, 전화통화를 21차례 했다. 그만큼 어느 때보다도 한미공조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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