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혁신학교 전환을 두고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가락초와 해누리초ㆍ중의 혁신학교 지정 갈등에 이어 해마다 관련 갈등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내년 3월 이 지역에 개교 예정인 가락초와 해누리초ㆍ중을 혁신학교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곡초 앞에서 학부모 100여명이 학교 측의 혁신학교 전환 추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혁신학교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날림으로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현재 운영 중인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려면 시교육청에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학운위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학부모 또는 교원의 5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학교가 이를 위한 학부모 설명회를 열면서 ‘독서 교육을 위한 학부모 연수’라고 공고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학부모 동의율 조사는 23일 열릴 예정이고, 그 날 못 오는 학부모들을 위해 연수 때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곡초는 이날 학부모들이 교문 앞을 점거하는 등 거세게 항의하자 해당 연수를 취소했다.

혁신학교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시교육청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내 가락초와 해누리초ㆍ중을 혁신학교로 지정하려 했을 때도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큰 갈등을 빚었다. 결국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해당 학교들을 ‘예비혁신학교’로 지정하고, 1년 뒤 혁신학교 지정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한 걸음 물러섰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구로구 온수초가 혁신학교 전환을 놓고 찬반 학부모들 간 갈등을 빚었고, 충북 제천고와 광주 대광여고도 혁신학교 전환을 신청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대로 철회했다.

학부모들은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초학력 저하를 꼽는다. 혁신학교는 주입식 암기식 수업 대신 토론식 참여형 수업을 시도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기초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우려다. 교육부가 지난해 공개한 ‘혁신학교 학업성취수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고교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혁신학교가 11.9%로 전국 고교 평균(4.5%)의 3배 가까이 높았다. 교육당국은 혁신학교 도입 초기에 교육 여건이 취약한 지역의 학교가 주로 지정됐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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