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1만4,000주 식재, 사진 동호인, 연인, 가족들의 셀피 명소로
“눈물 나도록 곱네!”
지난 5월초, 작약꽃 군락이 조성된 의성군 조문국 사적지에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쏟아졌다. 조문국 박물관 관계자는 “해가 완전히 뜨기 전 작약의 청초한 붉은 빛을 담기 위해 찾아오는 사진 동호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16일 10시에는 강원도에서 온 관광버스 2대에 탄 어르신들이 다시 작약꽃밭을 방문했다. 어르신들은 청춘보다 붉은 작약꽃 사이에 서서 휴대폰 카메라로 셀카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경북 의성군 조문국 사적지가 최고의 출사지이자 연인, 가족들의 셀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문국 사적지에 작약꽃을 심은 것은 2009년 무렵으로 13,880제곱미터 넓이의 언덕에 1만4,000포기를 식재했다.
어린 묘목들이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붉은 빛을 토해내면서 촬영 명소로 서서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이들이 웨딩촬영 사진가들이었다. 작약꽃이 절정을 이루는 5월이면 붉은 꽃과 파란 하늘, 하얀 웨딩드레스가 어우러진 풍경을 담기 위해 신혼부부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100쌍의 신혼부부가 웨딩촬영을 위해 사적지를 찾았다. 안종화 조문국박물관 관리계장은 “작약꽃 군락이 25도 정도 경사진 땅에 조성되어 있어서 꽃과 하늘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까닭에 사진 동호인들과 셀피족들이 열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개화 절정기가 5월인만큼 앞으로 한두 달은 촬영 명소로 계속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작약꽃이 불러온 행운일까, 올해 초에 조문국 사적지에 경사가 났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10만명 미만의 관광지를 대상으로 공모한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 육성사업’에 대구와 경북에서 유일하게 예천과 함께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부터 조문국 사적지를 전국 유명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컨설팅과 홍보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10여년 전 고향과 역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포기 한 포기 심은 작약꽃이 이제는 의성 관광의 희망이 되었다”면서 “꽃만 보지 말고 역사를 사랑하는 그 마음도 함께 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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