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마 고민 정세균 찾아가 지역구 문제 등 상의… 이낙연ㆍ황교안 등판도 변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단에서 분향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내년 총선에서 종로 지역 출마하겠단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실제 대진표가 어떻게 짜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 여당 내 핵심 인사간 지역구 선점을 놓고 공개적인 기싸움이 시작되는 형국이다.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6선)의 재출마 가능성도 상당한 데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이낙연 국무총리의 종로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여기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도 흘러 나온다. 공교롭게 모두 2022년 차기 대선 예비주자로 꼽히고 있어 내년 종로 라인업이 ‘대선 전초전’격이 될 것이란 관측도 더해진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역구 결정은 민주당 지도부와 의논해야 한다”며 “언론에서 종로를 많이 거론하는데 (제안이 오면) 어렵다고 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살림집은 여기(은평구 거주)에 계속 있을 수 없어서 종로로 옮길 생각을 하고 알아보고 있다”고 이사 계획도 밝혔다.

다만 종로는 정 전 의장의 지역구여서 당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국회의장을 지낸 후에는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는 게 국회 관례지만 정 전 의장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 전 의장이 대권도전을 염두에 두고 ‘의장 불출마’ 관행을 깰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전 의장은 국회의장으로 재임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처리, 국회 특권 내려놓기, 청소근로자 직접 고용 등의 성과를 내며 ‘의전 국회의장’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권에서는 정 전 의장이 이 같은 성과와 종로 현역 의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노무현ㆍ이명박 전 대통령도 종로 현역의원 출신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이에 임 전 실장도 최근 정 전 의장을 만나 지역구 문제를 상의했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은 “출마지는 내년 초까지 당이 심사숙고 해 결정할 문제지만, 그 전까지 일단 종로에 살림만 옮겨 놓겠다”고 했고, 정 전 의장은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 전 의장 측은 “지역구는 물려주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누구든 도전을 할 수 있다”며 “다만 종로는 특수한 지역이어서 당과 상의해 정리할 문제”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정치선배에게 무리하게 양보를 요구했다는 의견과, 정 전 의장이 세대교체를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출마 명분은 상대 후보에 달렸다는 말도 나온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직접 뛰어들 경우다. 종로는 정 전 의장이 19ㆍ20대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앞서 12~18대 총선은 내리 보수정당이 꿰찰 정도로 보수색이 강하다. 이에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할 경우 지역에서 신망을 얻은 정 전 의장이 재출마할 명분이 커진다. 임 전 실장이 최근 황 대표를 향해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 갇혀있는 듯하다”고 견제구를 날린 것도 ‘황교안 대 임종석’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기 총리 변수도 남아있다. 이르면 8월 개각에서 이낙연 총리가 물러날 경우 정 전 의장이 차기 총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을 발판 삼아 대권주자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리의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론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정 전 의장 측은 “이미 입법부 수장을 했는데 총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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