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한국이 빠진 채 중국과 일본의 카지노 전쟁이 치열하다. 카지노가 갖고 있는 막대한 경기부양 능력을 확인한 일본 정부가 국제 카지노 자본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도발로 중국 마카오는 ‘도박 도시’라는 아성이 위협받고 중국인 고객마저 이탈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18년 마카오는 도박 산업으로 370억달러를 벌어 들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보다 6배나 높은 수입이지만, 내부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지난해 성장률이 13%에 그친 탓이다. 이는 지난 3년 동안 가장 낮은 성장이다. 심지어 4월 집계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8.3% 매출이 줄어 들었다. 대신 싱가포르와 필리핀, 한국, 호주 등의 도박 산업 성장률은 41%에 달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이다. 마카오의 낮은 성장률은 중국인 ‘큰 손’들이 마카오에서 이탈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마카오가 지는 만큼 글로벌 도박 자본의 관심은 일본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카지노를 합법화하면서 세계 도박자본이 일제히 일본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도박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투자은행 유니언게이밍은 “2025년까지 일본에서 225억달러가 카지노에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야코 나카야마 일본 통합 리조트 협회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카지노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처음 5년 동안에는 카지노 세 곳이 설치되지만 나중에는 10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도 덧붙였다.
이쯤 되자 마카오의 미국 카지노 자본도 일본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윈(Wynn)과 MGM 등의 경우 일본에서 카지노 허가를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은 오사카에 카지노가 허용되면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다. WSJ에 따르면 오사카에 카지노가 들어서면 싱가포르 카지노의 2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호응해 일본 제2의 대도시 오사카는 카지노 유치에 도시 재생의 사활을 걸고 있다. 도박과 관광을 결합시켜 2025년 엑스포 유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달 지방선거에서 ‘오사카 복원’을 주장한 오사카유신회가 승리하면서 인공섬 유메시마(夢洲)에 카지노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은 더더욱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오사카는 중앙정부 허가 이전에라도 개발 청사진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조지 타나시예비치 라스베이거스 샌즈 글로벌 개발 책임자는 “오사카 지역 정부는 통합 리조트를 도시에 도입하는데 매우 헌신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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