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조정 일문일답]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최근 국회가 입법 추진 중인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검찰 입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직접 나선 검ㆍ경 수사권조정 기자간담회는 1시간 40분 넘게 진행됐다. 기자들 질문에 문 총장의 대답은 가감이 없었다. 외풍에 흔들린 ‘정치검찰’이란 비판에 윗도리를 벗어 흔들며 “흔들리는 옷이 아니라 옷을 흔드는 곳을 봐달라”고 정치권을 간접적으로 겨냥하는가 하면, 마지막에는 “정치중립 문제나 수사 공정성 시비에서 후배들을 벗어나게 해주자는 게 개인적인 소망이었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넘겨주게 됐다”고 말하다 울컥하기도 했다.

다음은 문 총장의 모두 발언 뒤 이어진 취재진과 일문일답.

 -직접수사 축소하겠다는데 대형 특별수사 도맡는 서울중앙지검이 있다. 대책 있나 

“서울중앙지검의 자체수사는 사실 많지 않다. 작년부터 쭉 이어져 온 사건이 대부분이었고 보도된 횟수가 많아서 많이 하는 걸로 보여진다. 전국적인 특별수사 건수는 약 3분의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또 과거보다 사건이 커지고 특별수사가 촘촘해지다 보니 투입되는 검사가 늘었다. 같은 일을 해도 과거 검사 한 명이 하던 걸 지금은 세 명이 해야 한다. 그래서 많아 보일 뿐이다. 세 배 이상 길어진 공판절차 문제도 있다. 중앙지검 사건 관련 보도를 보면 4분의 3이 재판에 대한 것이다. 많이 하는 것으로 보여질 뿐이다.”

 -취임 이후 검찰개혁 필요성 말했다. 오늘도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고 하는데. 그런 과오는 어떤 것들인가. 

“몇 가지 중요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 수사 결과를 내놨을 때 정치중립을 좀 의심받은 사례가 있었다. 또 하나는 수사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미적대는 모습도 중립성을 오해 받았다. 같은 결과임에도 중간 과정이 원만하지 않으면서 오해를 키우기도 했다. 또 하나는 수사 착수 부분이다. 수사 착수한 사람이 결론 내리는 과정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본다. 제가 취임한 뒤 수사 착수 이후 통제 방안을 고심했다. 객관화를 위해 범죄정보 수집부터 차단했다. 그리고 수사 착수도 가급적 줄이자 했다. 특별수사 파트를 대폭 축소했다. 수사과정의 문제를 보기 위해 인권부, 자문관 레드팀도 만들었다. 문제가 너무 커지면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감독,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다른 관점이 아니라 순수한 법률가적 관점으로만 의사 결정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그 과정을 기록화해서 남기는 제도도 도입했다. 또 수사결과에 대해서도 1ㆍ2심 무죄가 나면 형사상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상고토록 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건 법률 개정 전에 최대한 아이디어 짜낸 상태다. 법률 개정에 관련돼서는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저작권 한국일보]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ㆍ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입장을 모두발언을 통해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수처 설치는 괜찮은가? 

“저도 법률가이기에 공수처 설치에 대해 걱정할 부분이 있다 본다. 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선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공수처 논의가 20여년간 지속되어온 데는 그 원인이 있었을 것인데, 그 원인을 저희가 20여년간 해소하지 못했다면 그 필요성을 우리도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셀프개혁’으론 안된다 했다. 하지만 지금 패스트트랙처럼 되면, 자치경찰ㆍ정보경찰 분리가 안된다면 예상되는 국민 피해가 어떤 것이 있나. 

“셀프개혁으로 부족하다고 말씀하는 것에 대해선 공감한다. 실효적인 자치경찰제, 수사ㆍ사법ㆍ행정ㆍ정보경찰 분리는 이번 사안과 직접 관련이 없다.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이런 권능이 결합됐을 때 어떤 위험이 있을까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다. 실효적 자치경찰, 수사ㆍ행정경찰 분리 같은 건 저희가 꺼낸 이야기가 아니다. 이 부분은 대통령 공약이다.“

 -패스트트랙안은 민주적원칙 부합하지 않는다 했다. 가장 문제있다는 생각하는 부분은 뭔가? 보완 협의가 필요한 부분 어떤 거라고 보나? 

“일부만 바꾼다고 될 게 아니다. 검찰이 수사하고 기소하는 데 있어 ‘착수’ 부분이 너무 확대돼 있다. 이게 문제라고 저희도 인정한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라는 고민이다. 형사사법절차상 민주적 원칙에서 예외적인 게 검찰의 직접수사 착수 기능이다. 이 부분에 대한 통제에 집중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현재 패스트트랙안은 경찰도 이 전권적 권능을 갖고 행사해보라는 것이다. 지금 있는 것도 폐지하거나 통제를 강화해야 하는데, 확대하는 것은 안 맞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 착수를 안 하는 방향이 맞다고 보는가.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도 피의자가 부인했을 때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패스트트랙 안에 대한 의견은? 

“검찰의 직접 수사 착수가 대폭 확대된 건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때다. 조폭이 활개치며 사회 전반에 힘을 미치고 있었고, 마약제조공장이 참 많았다.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검찰이 동원됐다. 수사착수 기능이 대폭 확대됐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착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착수를 할 경우 통제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문제에 대해서는, 효율성은 물론 적법성과 신중성도 중요하다. 한꺼번에 제도를 바꿀 때 오는 약간의 공백이 이는데, 이걸 우려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보완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 한국일보]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ㆍ경수사권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지난해 6월 정부안 나오고 패스트트랙 상정됐는데 이제야 검찰이 문제제기하는 건 지나치단 지적도 있다. 

“패스트트랙 나올 때까지 검찰 의견은 안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 건 다 아시는 일이다. 정부안 나오고 수차례 문제제기했고. 국회 논의가 시작되면 참여키로 했다. 국회에서 몇 번 논의가 있다가 중단됐고, 그러다 갑자기 패스트트랙에 올라갔다. 논의가 마무리된 게 아니다.”

 -정부 입장은 확고해 보이는데 검찰 입장이 국회 논의에 반영될까. 

“법은 삼권분립상 국회에서 하는 것이다. 이대로 하시면 이런 위험이 있다 호소하는 게 마지막이다. 법이 만들어진 뒤에는 집행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고,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경찰에 입건됐다. 수사권 조정 논의 앞두고 검ㆍ경 신경전 벌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정보경찰 관련 부분은 수사권 조정과 전혀 관련이 없다. 아시겠지만 전 경찰청장 관련 사건은 경찰이 송치한 이후 검찰이 수사하다 여기까지 온 것이다.”

 -검찰이 정치권력에 너무 휘둘린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법안대로 통과되면 경찰도 검찰처럼 될수 있는 것 아닌가. 

“(자켓을 벗고 흔들며) 옷이 흔들리는데, 흔드는 건 어딘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옷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 외부에서 흔들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있어왔다. 어떤 세력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시도한다. 옷을 보는 게 아니라 흔들리는 게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잘 봐야 한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