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삼성바이오의 모회사 삼성전자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을 압수수색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2017년 2월 공식 해체된 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이고, 사업지원TF 팀장인 정현호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수사가 이 부회장으로 번져갈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6일 경기 수원, 서울 서초동, 인천 송도 등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무실과 삼성바이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 사장뿐 아니라 사업지원TF 소속 임원들 사무실, 그리고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이사의 사무실 등 주요 임원들 사무실이 대거 포함됐다.
검찰은 현재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회계자료와 내부보고서 등 주요 증거를 은폐하고 조작해왔는지를 추적하면서 지난 11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백모 상무를 구속했다. 백 상무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윗선’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윗선 규명과 사업지원TF의 전면적인 개입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이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워, 통상 사장급으로서는 할 수 없는 여러 실권을 가지고 있다”며 “검찰이 윗선을 정 사장 한 명으로만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이번 압수수색의 핵심이고 현 수사 상황이 이 부회장을 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사업지원TF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정 사장 등 그룹 수뇌부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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