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비록 못 가지만 내 영혼은 극장에 있다”
최근 극장가에서 확산된 ‘영혼 보내기’ 현상이 새로운 응원 문화로 주목 받고 있다.
영혼 보내기란 ‘몸은 비록 못 가지만 내 영혼은 극장에 있다’는 의미로, 자신이 응원하는 영화의 관객 수를 늘려주기 위해 실제 관람하지 못하면서 티켓이라도 구입해 응원하는 행위를 말한다. 시간 여유가 없어 극장에 가지 못하는 이들이나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이 다시 한 번 티켓을 구입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9일 개봉한 ‘걸캅스’를 중심으로 영혼 보내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걸캅스 보고 싶은데 못 보러 가니까 영혼 보내기라도 한다”(@an_*******), “맨 앞자리 조조로 영혼 보내기. 나는 일어나니 11시였지만 내 영혼은 재미있게 봤을 거야”(@to*******) 등 영혼 보내기 관련 걸캅스 응원 문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극장가에서 영혼 보내기 현상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미쓰백’의 경우에도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의미 있는 영화라는 호평이 이어지며 팬들은 영혼 보내기로 응원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응원하기 위해 티켓만 구입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이 현상이 유독 걸캅스 개봉과 함께 다시 화제가 된 건 영화 개봉 전 있었던 ‘평점 테러’와 맞물리면서다. 디지털 성범죄를 소재로 한 여성 형사들의 활약기를 그린 걸캅스는 개봉 전 ‘남성 비하 영화’라는 오해를 사며 평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걸캅스를 응원하자는 의견이 SNS에서 확산하며 영혼 보내기 현상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티켓만 구입하는 행위가 사재기와 다른 게 무엇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 같은 비판에 영혼 보내기 응원 관객들은 “예매한 티켓을 취소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관람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앞자리 위주로 예매한다”고 대응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걸캅스는 14일 기준 7만6,545명의 관객을 모으며 개봉 6일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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