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서 불 붙인 50대 용의자 체포
스프링클러 작동 40분만에 진화
대구지역 최고급 호텔인 인터불고 호텔에서 방화로 불이 나 27명이 부상했다. 불은 119에 의해 40여분만에 진화됐지만 당시 별관에는 25개 객실에 40여명이 투숙하고 있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경찰은 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50대 용의자를 붙잡아 방화혐의로 입건,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15일 오전 9시2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별관 1층 휴게실에서 났다.
이 불로 방화용의자 A(55)씨가 양 손에 2도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고, 30여명이 연기 등을 마셔 이 가운데 A씨 등 27명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불은 휴게실 내부 150여㎡를 대부분 태웠지만,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다른 구역으로는 크게 번지지 않았다.
불이 나자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소방차 등 50여대와 소방관 152명을 출동시켜 이날 오전 10시 1분쯤 불길을 잡았다. 또 호텔 안에 있던 투숙객과 직원 등 37명을 사다리차 등으로 구조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로는 불은 호텔 주자창과 본 건물 사이에 있는 직원 휴게실에서 났다”며 “건물 내부를 수 차례 수색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피해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불은 화재 직전 호텔에 도착한 A씨가 휴게실로 들어가 인화물질을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시작했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지르다 손에 불이 붙자 놀라 달아나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방화용의자 A(55)씨가 몰고 온 친구 명의의 수입SUV에서 칼과 톱, 공구, 기름통 5, 6개를 발견했다.
A씨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내가 질렀다”며 범행사실을 순순히 시인했으나 구체적 범행동기에 대해선 입을 다물거나 진술을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약물복용과 정신병력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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