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신경세포 퇴화되는 ‘척수성 근위축증’ 유일 치료제… 본인부담금은 적어 

척수성 근위축증이란 희귀병으로 운동 기능을 잃어가고 있던 어린이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신약인 ‘스핀라자’를 국내 처음으로 투여 받았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채종희 교수는 지난해 7월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은 김모(24개월) 환자에게 14일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를 첫 투여했다고 15일 밝혔다. 스핀라자는 주사제 한 병 가격이 1억원에 이르는 초고가 신약이지만 희귀병 환자들을 위한 국가 지원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건강보험 적용이 승인됐다.

영ㆍ유아의 유전자 관련 신경근육계 질환 중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척수 내 운동신경 세포가 퇴화돼 근육 위축과 근력 감소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호흡과 음식 삼키기 등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어려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영유아기에 발생하면 만 2세가 되기 전에 사망할 확률이 높다. 10만 명 중 1명의 유병률을 보이며 국내에는 약 15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유전적 원인이 잘 규명돼 있어 유전자 결손 검사를 거쳐 확진이 가능하다.

그간 척수성 근위축증에 대한 치료는 불편감 완화와 급식 튜브 장착, 호흡기 보조 등에 그쳤으나, 2016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 스핀라자가 개발돼 약물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스핀라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총 260명의 환자에게 임상 연구한 결과 매우 뛰어난 운동 기능 향상과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그러나 워낙 초고가 치료제라 개발된 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2017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나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 회의를 여러 차례 거쳤다. 결국 환자마다 심평원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에서 급여 적용이 결정됐다. 스핀라자 국내 보험 상한금액은 9,235만9,131원으로 1억원에 육박하는데, 이 금액도 전 세계 최저가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1억원이라고 해서 환자 본인부담금도 비싼 것은 아니다. 희귀ㆍ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제도를 적용 받기 때문에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약가의 10%인 약 923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연간 본인부담액 상한제 적용 시 실제 부담 금액은 소득 수준에 따라 1년 간 81만~580만원 수준이다. 스핀라자는 처음엔 4회, 이후부터는 4개월마다 한번씩 투여해야 한다. 이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만 연간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채 교수는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가 개발되어 희귀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빛을 전달하게 됐다”며 “척수성 근위축증은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되므로 신생아 스크리닝 등을 포함한 조기 진단을 위한 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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