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창’ 발언 이어 또 일베 유행어 의혹… “시사만화 등서 긍정적 의미” 반박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악당인 타노스에 빗대 ‘문노스’라는 용어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문노스’라는 말의 유행지가 극우성향의 인터넷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근 일베가 주로 쓰는 비속어인 ‘달창’ 발언으로 지탄을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나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선거법ㆍ공수처법ㆍ민생파탄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영화 ‘어벤져스’에서 ‘타노스의 장갑’이 있는데, ‘문노스의 장갑’이라는 패러디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 장악, 사법부 장악과 헌법재판소 장악, 그리고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으로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절체정명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영화에서 ‘인피니티 스톤’ 6개를 ‘인티피니 건틀릿’이라는 장갑에 끼워 얻은 강력한 힘으로생명체 절반을 절멸하려는 타노스를 문 대통령에 빗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문노스 패러디가 최근 유행했던 곳은 일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일베에서는 타노스 얼굴에 문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과 함께 ‘이 임기가 끝나면 남한 절반의 중산층이 서민이 될 것이다’는 등의 말풍선을 넣어 문 대통령을 조롱하는 게시글이 발견된다.
반면, ‘문노스’ 용어 유행지가 일베만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지난해 한 시사만화에선 ‘적폐 청산’을 잘해야 한다는 취지로 쓰이기도 했다. ‘보배드림’ 사이트에서는 문 대통령이 “남북 간 분쟁을 반으로 줄임”이란 긍정적인 의미로 문노스라 칭하기도 했다. 일부 사이트에는 “한국당을 반으로 줄여달라”는 댓글 등도 보였다. 한국당 관계자는 “일베가 첫 진원지도 아닌데 공격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집회에서 취임 2주년을 맞은 문 대통령과 대담을 진행한 KBS기자를 언급하며 “그 기자 요새 ‘문빠’ 뭐 ‘달창’이란 사람들에게 공격 받고 있는 것 다들 아시죠”라고 말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달창’이란 말이 일베에서 문 대통령의 극성 지지층을 비하하는 의미로 주로 쓰이는 비속어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달빛창녀단’의 줄임말인 ‘달창’은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 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은어로, 여성 혐오 내지 비하의 의미도 담겼다.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의미와 유래를 모르고 무심코 썼다”며 공식 사과했으나 “모르고 쓴 자체가 더 문제”라는 등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