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고성능 친환경차 개발에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현대ㆍ기아차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인 ‘리막 오토모빌리(리막)’에 8,000만 유로(약 1,067억원)를 투자하고, 향후 고성능 친환경차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두 회사는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리막 본사에서 투자 계약을 맺었는데, 이 자리에 정 수석부회장도 참석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리막은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고 있어 현대ㆍ기아차의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글로벌 제조사와 협업한 경험도 풍부해 다양한 업무 영역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막의 마테 리막 CEO는 “현대차그룹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력과 미래 비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협력으로 고객 가치 극대화를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협업이 고성능 친환경차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전압과 고전류 등 고부하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고성능 전기차에 특화돼 있는 고성능 하이퍼 시스템 등 리막이 보유한 기술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2009년 설립된 리막은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과 전기차 스포츠카 분야의 강자로 평가 받고 있다. 2016년에는 리막이 개발한 고성능 전기차 ‘씨원(C_ONE)’이 400m 직선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경주인 드래그 레이싱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기술과 리막이 가진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활용해 앞으로 고성능 수소전기차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모델을 제작해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본격 양산도 검토할 계획이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ㆍ기아차 상품본부장(부사장)은 “모든 고객이 꿈꾸는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술력을 선도할 동력성능 혁신을 통해 친환경차 대중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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