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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찍힐수록 단결” 돕고 돕는 반미연대

입력
2019.05.14 17:50
수정
2019.05.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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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중국-시리아-북한 등 서로 후원

도널드 트럼프(왼쪽사진)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왼쪽사진)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적의 적은 내 편’이라는 단순 논리가 국제사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적성국으로 찍어 압박을 가하는 국가들이 ‘동병상련’ 처지인 서로를 후원하는 반미 연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들은 미국과 대립 각을 세우는 상대방 지도자에게 지지를 보내고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건 물론, 때로는 병력 파견까지 감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곳곳에서 구사하고 있는 ‘최대 압박 전략’이 오히려 연대를 위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미 연대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단연 베네수엘라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미국과 달리 중국, 러시아 등은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13일(현지시간) 의약품 200만개 등 구호물품을 실은 화물기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보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 3월에도 의료장비 65톤을 제공한 바 있다.

러시아와 쿠바는 더욱 적극적이다. 러시아는 지난 2월 300톤이 넘는 의약품과 원조물자를 보낸 데 이어 3월에는 군인 100여명을 태운 군용기 두 대를 베네수엘라에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하며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서 즉시 나가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러시아는 군 파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군사기술 협력을 위한 것”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쿠바 병력 2만~2만5,000명도 베네수엘라에 주둔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의 전통적 우방국(쿠바)이나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한 국가(중국ㆍ러시아)가 아니더라도, 미국과 척을 지고 있는 국가는 모조리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다. 이란과 시리아는 지난 1월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선언하자 일찌감치 ‘친 마두로 전선’을 구축했다. 북한 역시 지난 2월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을 통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최근 과이도 의장이 주도한 군사봉기가 일어나자 “합법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쿠데타를 시도하는 비정상적인 사건"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곳곳에서 전개해온 ‘압박 전략’이 오히려 반미진영의 결속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이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계획) 일부 이행 중단을 예고하자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당시 두 국가는 이란 탈퇴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논리를 그대로 따랐다. 또 러시아와 이란, 터키는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한 데 대해 지난달 “뻔뻔한 주권 위반”이라며 공동 비난했다. 시리아 사태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정부를, 터키는 반정부 진영을 지원하지만 적어도 미국을 상대할 때만은 같은 편인 셈이다.

북한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눈에 띄게 반미국가들과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게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박명국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시리아, 이란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한 것도 눈에 띈다. 시리아 방문 당시 박 부상은 “우린 항상 시리아와 같은 편에 있고,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시리아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파이살 미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 역시 "시리아와 북한은 경제ㆍ군사ㆍ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뿌리 깊은 역사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화답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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