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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식 중재 정치… 청와대엔 할 말하고 한국당엔 다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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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식 중재 정치… 청와대엔 할 말하고 한국당엔 다가서

입력
2019.05.14 17:34
수정
2019.05.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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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법요식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봉축법요식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국정운영의 전면에 섰다. 당청 일체를 강조하며 야당과 대치했던 전임 원내지도부에 비해 청와대엔 할 말을 하면서, 국정운영 파트너인 자유한국당엔 적극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당청 관계는 물론 여야관계 재정립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 원내대표는 1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민생을 위해 국회 복귀라는 대승적 결단을 한다면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낮은 자세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문빠’ ‘달창’ 발언에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것도 특징이다. 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정파트너인 나 원내대표를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와의 단독회담이 뒤늦게 알려지자 “제가 동생이다. 나 원내대표에게 저녁을 빨리 사달라고 먼저 여쭤봤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와 “언제든, 수시로 만나겠다”고도 했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나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한국당과 극한 대치를 벌였다면, 신임 이 원내대표는 여야관계 복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원내대표의 한국당 달래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한국당을 작심 비판한 것과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당을 달래기보다 원칙을 강조하며 국회 복귀를 압박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여권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역할 분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두고도 청와대와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여야정 협의체는 원내교섭단체(민주당ㆍ한국당ㆍ바른미래당)만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13일 “고민스럽다”고 여지를 열어놨다. 이에 청와대가 당일 “여야정협의체는 힘들게 만들어진 협의체”라며 5당 참여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정국 정상화의 유일한 걸림돌이 여야정협의체 참여 범위라면 저희가 청와대에 건의해볼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재차 3당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여권에선 청와대에 당의 목소리를 적극 전달하고 있는 이 대표를 두고 “친문 핵심인 홍영표 전임 원내지도부 체제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제1야당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집권여당이 중심이 돼 ‘민생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게 이 원내대표의 지론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이 원내대표의 ‘주도권 쥐기’가 당청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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