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축구장 483개의 면적에 달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도 인제의 산불의 실화자로 마을 주민을 형사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인제 경찰서는 마을 주민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실화)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4일 오후 2시 43분쯤 인제군 남면 남전약수터 인근 밭에서 잡풀을 태우다 강풍에 불이 산으로 순식간에 번지면서 큰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은 사흘 간 이어지며 축구장 483개 면적에 달하는 345㏊(국유림 256㏊ㆍ사유림 89㏊)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또 창고 4동, 비닐하우스 10동을 태우고, 130마리의 흑염소가 폐사했다.
이 불로 인한 피해액은 23억4,000만원(인제군 및 인제국유림관리사무소 추산)에 달한다.
경찰은 산불이 신고된 지난달 4일 오후 2시 45분을 전후로 인제대교를 지나간 목격자 3∼4명의 진술, 산불 발생지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A씨를 실화자로 지목해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산불 신고시각을 전후해 남전 약수터를 방문한 차량 소유자 중 주민이 잡풀을 태웠다는 진술,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지는 상황 등 산불 진행 상황에 대한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하지만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로 산불을 낸 사람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