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 일정이 연기됐다.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예상됐던 일정이 이달 15일(미국 시간 기준)로 미뤄진 데 이어 다시 한 차례 연기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높은 매각 가격과 넥슨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난항의 이유로 꼽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넥슨 매각 관련 본입찰이 다시 연기됐다. 추후 일정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달 말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측은 “매각과 관련된 어떠한 일정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넥슨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올해 초 본인과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 등이 보유한 지분 98.64%를 매물로 내놨다. 인수전은 철저한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지만 카카오 컨소시엄과 텐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베인캐피털 등 5곳이 적격 예비 인수 후보로 추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5곳이 모두 본입찰에 참여할지는 알 수 없다. 우선 지분 전량 인수 규모는 10조~15조원으로 추정된다. 중국 판호(현지 서비스 허가권) 발급 지연,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 추진 등 부정적 요인으로 게임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소 10조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을 선뜻 내놓는 결정이 쉽지 않은 탓이다.
글로벌 시장 둔화뿐 아니라 넥슨 자체의 성장성도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넥슨 매출은 ‘던전앤파이터’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대부분의 매출은 중국에서 나온다. 넥슨은 올해 ‘트라하’를 비롯해 대작 10여개를 내놓겠다는 계획이지만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케팅과 개발비용 25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라하는 4월 정식 출시 전 사전 예약자만 400만명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 3주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일각에서는 인수가 부담을 고려해 김 대표가 넥슨 지분 전량 매각에서 부분 매각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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