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 적용에 따른 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맞서온 인천 시내버스 노동조합과 사측이 14일 막판 협상에서 합의를 찾으면서 파업으로 인한 ‘교통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인천시는 이날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인천지역노조와 앞으로 3년간 시내버스 기사 임금을 20.07% 올리는 내용의 노정 임금 인상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노조와 사 측인 인천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올해 3월부터 임금 협상을 시작해 3개월간 5차례에 걸쳐 노사 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측은 지난달 29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 이달 8일 1차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입장 차만 확인하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 측은 올해 임금 인상률을 공무원 보수 인상 수준인 1.8%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특ㆍ광역시 중 가장 낮은 임금의 현실화와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임금 감소분 보전 등을 주장하며 23.8% 인상을 요구하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천 시내버스 기사 월 평균 임금은 354만2,000원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특ㆍ광역시 평균인 393만6,000원보다 29만4,000원, 서울시 임금 422만3,000원보다 68만1,000원이 적다.
노조 측은 이날 예정됐던 2차 조정회의에서 임금 인상률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동차노련이 총 파업을 결의한 15일 전후해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노조가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면 인천 전체 시내버스 78%에 해당하는 1,861대 차량과 기사 4,599명이 운행을 멈춰 ‘교통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노사간 중재에 나선 인천시는 민선 7기 임기 내 전국 평균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할 것을 결정하고 올해 8.1% 인상안을 노조에 제시했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여 이날 합의서에 서명했다. 임금이 8.1% 인상되면 시내버스 기사 임금은 28만7,000원이 오른 382만9,000원이 된다. 시는 또 앞으로 3년간 임금을 총 20.07% 인상해 전국 평균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준공영제 개선과 버스 경영 합리화 계획을 통해 경영 비용을 절감하고 올해 예산에 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재정 소요액을 미리 반영해 사실상 추가적인 재정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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