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관방부(副)장관이 오는 6월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한일 양국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서도 한국 측은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전달했으나 일본 측은 G20 의장국으로서의 일정을 거론하면서 소극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니시무라 부장관은 지난 13일 일본 위성방송에 출연, 오사카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하는 것과 관련, 한국 측이 징용노동자들의 소송 문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정부간 협의를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고,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이 확실히 대응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총리관저 주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오사카 G20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현 시점에선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한일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우리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계속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과거사 문제로 인해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며 “(G20 정상회의 때) 일본을 방문하게 될 텐데, 이를 계기로 아베 총리와 회담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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