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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앤드루 왕자 안동 찾아… 20년 전 여왕 발자취 되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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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앤드루 왕자 안동 찾아… 20년 전 여왕 발자취 되짚어

입력
2019.05.14 17:16
수정
2019.05.14 18:5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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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과 왕자 다녀간 하회마을∼봉정사 32㎞ 구간 ‘로얄웨이’ 명명

앤드루 윈저 영국 왕자가 14일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이철우(오른쪽) 경북도지사와 권영세(왼쪽) 안동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
앤드루 윈저 영국 왕자가 14일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이철우(오른쪽) 경북도지사와 권영세(왼쪽) 안동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14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주민들이 준비한 여왕의 생일상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14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주민들이 준비한 여왕의 생일상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어머니께서 다녀가셨던 길을 걷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윈저(59ᆞAndrew Windsor) 왕자가 14일 경북 안동을 찾았다. 앤드루 왕자가 이날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한지 20년 만에 어머니의 발자취를 되짚으면서 안동은 축제 분위기로 들떴다. 앤드루 왕자는 “대영제국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상당히 특별하다”며 “어머니에 이어 다시 안동을 방문한 것은 양국 관계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8위인 앤드루 왕자는 이날 하루 하회마을과 안동농산물도매시장, 봉정사, 한국국학진흥원을 둘러봤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한국 방문 당시 “가장 한국적인 곳을 보고 싶다”며 하회마을과 봉정사를 다녀갔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에서 헬기로 안동 경북도청에 도착한 앤드루 왕자는 먼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와 환하게 인사했다.

왕자는 경북도청 정원에서 ‘반송’을 기념식수한 후 도청 1층 로비에 전시된 도자기들을 둘러봤다. 그는 식수 도중 쟁반을 닮은 소나무, 반송의 유례와 의미를 궁금해했고, 경북도로부터 백자 항아리를 선물받으면서 용도와 제작방법을 묻기도 했다. 그는 “국내 최고의 장인이 만든 작품”이라는 이 지사의 설명에 환하게 웃었다.

앤드루 왕자는 10여 분 거리의 하회마을로 옮겨 태극기와 영국 국기를 흔드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서애 류성룡 선생 종택인 충효당에서는 여왕이 기념식수한 구상나무와 나무 옆 표지판에 쓰인 ‘The Royal Way’ 문구를 눈 여겨 봤다. 그는 “여왕에 이어 왕자의 방문을 기념해 붙인 길 이름”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동시는 여왕과 왕자가 다녀간 하회마을∼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봉정사에 이르는 32㎞ 구간을 로얄웨이로 정했다.

왕자는 20년 전 여왕이 생일상을 받은 담연재에서 여왕의 감사 메시지를 낭독했다. 여왕은 왕자를 통해 “20년 전 한국 방문 중 하회마을에서 받은 73세 생일상을 깊이 기억하고 있다. 하회마을 주민들과 안동시, 경북도 여러분들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날 재현된 여왕의 생일상에는 궁중에서 임금에게만 올리던 봉황 모양의 ‘문어오림’과 매화나무로 만든 꽃나무 떡 등 47가지의 전통음식이 올랐다. 화려한 상차림에 놀란 표정을 짓던 왕자는 “어머니께서 ‘보고 살피고 느끼고 체험하고 돌아와서 하나도 빼놓지 말고 다 전해다오’라고 말씀하셨다”며 안동에 대한 여왕의 각별한 관심을 전했다.

학록정사에서 안동탈춤 공연을 지켜본 앤드루 왕자는 연거푸 “원더풀”을 외치며 “어머니께서 왜 그렇게 극찬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하회마을을 떠나 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사과나무를 기념식수한 앤드루 왕자는 “올해 이 나무에서 사과가 열리면 영국으로 보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참외를 보고는 “맛보고 싶다”, 생강과 두부, 백진주쌀에 대해서는 “영국으로 수출하나”며 관심을 보였다.

앤드루 왕자는 봉정사에서는 극락전에 참배한 후 여왕이 했던 것처럼 범종을 한 번 두드렸고,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유교책판을 둘러본 후 퇴계 이황이 선조에게 올렸다는 성학십도 책자를 선물로 받았다.

앤드루 왕자는 이날 오후 4시30분 안동을 떠나며 “깊은 정을 느끼고 간다”며 흐뭇해했다. 이철우 지사와 권영세 시장은 “여왕과 왕자가 같은 장소를 다시 찾은 이례적인 방문을 계기로 안동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안동=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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