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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원 술 취해 “전쟁 통해 쿠릴 4개섬 되찾자” 발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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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원 술 취해 “전쟁 통해 쿠릴 4개섬 되찾자” 발언 파문

입력
2019.05.14 10:44
수정
2019.05.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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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신회 소속 마루야마 호타카 중의원 의원 트위터 캡처.
일본 유신회 소속 마루야마 호타카 중의원 의원 트위터 캡처.

일본 보수우익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중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와 관련해 “전쟁을 하지 않으면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러일 정부 간 진행 중인 쿠릴 4개섬 반환을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 협상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무비자 교류방문단 일원으로 러시아가 영유권을 확보하고 있는 구나시리(國後)섬을 방문한 일본유신회 소속 마루야마 호타카(丸山穂高) 중의원 의원은 지난 11일 간담회 도중 섬의 원(元)주민이자 방문단 단장으로 동행한 일본인 남성에게 “러시아와 전쟁을 통해 이 섬을 되찾는 것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상대방이 “전쟁이란 말은 쓰고 싶지 않다”고 답하자, 마루야마 의원은 “전쟁을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고 반론을 폈다.

그는 이후 러시아인 주민의 집에서도 단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떠들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들은 그에게 “양국 우호의 장소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마루야마 의원은 13일 밤 도쿄(東京)에서 취재진에 전쟁 발언과 관련해 “정치가 입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쿠릴 4개섬 원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전쟁 발언 당시의 상황에 대해선 “감당할 수 있는 음주량을 제어하지 못했다. 과음한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2015년에도 도쿄도내 술집에서 다른 손님과 말다툼 끝에 상대의 손을 물어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당시 당으로부터 엄중 주의를 받은 뒤 “공직에 있는 동안 술을 마시지 않겠다. 다시 마신다면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같은 논란을 반복한 그의 의원 자질에 대해 엄격한 추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유신회 대표인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오사카(大阪) 시장은 이날 취재진에 “(마루야마 의원에게) 엄중하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일본 유신회는 “위안부는 필요했다”고 주장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 시장이 만든 보수우익 정당이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마루야마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말로 유감스럽다”면서 “외교 협상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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