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무슨 짓이든 한다면 엄청나게 고통 받을 것"이라고 이란에 경고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반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면서 '이란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가.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이란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들이 무슨 짓이든 한다면 그것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동부 영해 인근에서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바비아의 유조선을 포함한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한 뒤 나왔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건의 배후가 아니다고 부인한 상태다. 그러나 이란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5분의1이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고,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지역에 급파하는 등 양국 간 군사적 긴장감은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러시아 방문 길에 첫날 일정이었던 모스크바 방문을 전격 취소하고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찾아 이란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가 전했다. 훅 특별대표는 "이란은 증가하는 위협으로, 소치로 가는 길에 브뤼셀을 찾은 것은 시의적절하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공개적으로 언급해온 것 이면에 있는 일부 구체적 사항에 대해 공유하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이 위협을 하는 것 대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위협에 초점을 둠으로써 형편없는 선택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상선 4척 피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공격에 대해 논의했으며, UAE로부터 관련 수사에 대해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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