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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당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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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당신들에게”

입력
2019.05.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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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자영업, 요리와 정치, 사회운동과 학교.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소신대로 삶을 꾸려가는 여성들을 하나로 묶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에코페미니즘’. 동물과 식물, 온 지구와 함께 하는 여성들은 어떤 괜찮은 삶을 살고 있을까요?

오늘 프란이 소개할 콘텐츠는 책 ‘괜찮지 않은 세상,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입니다. 오늘은 저자인 ‘조화하다’ 작가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성환경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화하다 활동가입니다.

이 책은 조금은 생소한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집이고요. 총 12명의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국판의 임순례 감독, 페미니스트이자 퀴어 프렌들리 비건 셰프, 동물권 활동가 린, 과천에서 에코페미니즘 책방 '여우 책방'을 운영하고 계신 지숲, 2018년 제주 도지사로 출마했던 녹색당 고은영, 적, 녹, 보라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활동가 나영. 씨앗 할머니의 비밀 저자 김신효정. 책방 주인이자 뮤지션 요조. 여성 철학자 이현재 교수. 마을에서 여성주의 문학창작그룹을 운영하는 채은순. 동네 페미니즘을 외치는 물과 햇볕을 사랑하는 모아나. 자연 요리 연구가 문성희 요리사. 전남 구례 작은 마을에서 빵도 굽고 노래를 부르는 안혜경 입니다.

다양한 에코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시다시피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 다양한 지역에 계신 분들을 찾아나섰고. 저희가 섭외 전화를 하면 "나 에코페미니스트 아니야.”, “나 일회용품 써."라고 말씀하시고, "나 텃밭 가꾸지 않아." 그러시더라고요. 하지만 제 기준에서 그분들은 작고 소박하지만 조금 다른 삶을 꾸미려고 했었고, 자연에 더욱더 폐를 끼치지 않는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평등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들을 다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당신들은 에코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해서 찾아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안혜경님이셨어요. 그분은 가장 프라이빗한 댁에 저를 초대해 주셨거든요.구례 마을 꼭대기에 집이 있어요. 힘들게 힘들게 찾아갔는데, 저희에게 직접 구우신 인절미 와플이랑 금방 앞에서 딴 방울토마토, 그리고 시원한 차를 주셨는데 사실 맛있는 걸 주셔서 좋은 게 아니라 '저희를 환대해주시는구나.’, ‘저희를 기다리셨구나.'라는 마음과 함께 그걸 마시면서 보는 광경, 자연 또한 선생님이 저한테 주시는 선물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그 온도나 느낌 이런 잔상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서 가장 인상 깊은 것 같아요.

요즘은 페미니즘 하면 되게 치열하게 싸우고 열정은 있지만 소진되는 것들이 확실히 있거든요. 근데 에코페미니즘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에코페미니즘을 실천하시는 분들은 조금 더 지속가능한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더불어 살아가는 것' 같았어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

저희가 어저께 북콘서트를 했는데 87세이신 할머니께 "전쟁통에도 씨앗을 왜 챙겼나요?"라고 여쭤보니까, "씨앗도 생명이잖아."라고 하시더라고요. 생명력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에코페미니즘인 것 같아요. 한 사람을 부품으로 사용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자기 스스로를 돌아볼 때도 자기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우리는 까먹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어떤 것인지 나에게 진짜 좋은 것인지를 잘 모를 때가 있더라고요. 내가 진정한 생명력을 가지고 정말 살아갈 때 에코페미니즘을 실천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환경운동에 가깝기도 하지만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환경은 또 다른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누군가 "그래서 너 환경운동가야? 여성 운동가야?"라고 물을 때 "난 여성환경운동가야." 라고 말하고 싶거든요. 최근에 저희가 활동했던 것들 중에 월경에 대한 문제가 있었어요. 유해화학물질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환경단체에서 다루기도 하지만 사실 생리대가 여성의 물건이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고. 월경이라는 자기 고유의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여성환경운동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공론화되지 않았고 사회문제로 이야기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국은 2~3년이 지난 지금은 문화가 되게 많이 바뀌었잖아요. 누구나 자기의 월경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하고 매스컴에서도 생리대라는 말을 쓰고 광고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제는 파란 이상한 물이 아니라 빨간 물로 표현을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여성환경운동가로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을 해요.

인상 깊은 문구는 '끊임없이 분노하고 투쟁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변화를 위한 호흡은 길게 가져가야 하고, 그 가운데서 자기 돌봄 없이는 그 누구도 돌볼 수 없다는 것. 내가 건강해야 타인, 세상도 돌볼 수 있으니까요.'라는 김신효정 선생님의 이야기가 인상 깊습니다. 세상은 계속 바뀌어야 하잖아요. 화가 난다고 계속 소리를 지른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저 스스로 경험을 했거든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지속가능한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을 땐 ‘자기 돌봄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말이 가장 큰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저의 백마디보다도 직접 읽으시면 진짜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조금 더 내가 다르게 살아도 되겠다.', '조금 더 네가 용기를 내도 되겠다.'라고 토닥여주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에코페미니즘은 되게 생소한 단어잖아요. 친숙한 단어가 됐으면 좋겠고, 언젠가는 이 책을 읽은 당신에게 제가 찾아가서 인터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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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정선아 인턴 PD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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