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 “국회 ‘화쟁’ 필요한 시기”… 황교안 “뭐가 두려워서 단독회담 못하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 정국 이후 처음으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가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으로 불참하면서 반쪽 짜리에 그쳤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는 “투쟁을 하더라도 소통은 이어가야 한다”며 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문 의장은 13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회동에서 “원효대사가 화쟁(和諍)이란 화두를 말씀하셨는데 제가 늘 주장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유사한 개념이다. 의견이 다른 두 사람이 모여 그걸 인정하면서도 화합하라는 취지”라며 “우리 국회, 대한민국에 이 말이 가장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당적을 초월한 모임’을 뜻하는 초월회는 문 의장 주재로 여야 5당 대표가 한 달에 한 번 만나 국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이날 황 대표가 빠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ㆍ바른미래당 손학규ㆍ민주평화당 정동영ㆍ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4당 대표만 참석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황 대표는 장외투쟁은 하시더라도 5당 대표단 모임은 참석해 소통할 것은 소통하고 투쟁할 것은 투쟁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며 “미ㆍ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경기 하강이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 같다. 경제정책을 잘 세우고 추가경정예산안을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의원과 정치가 피켓 시위로 가야만 하는지 마음이 씁쓸하다”면서도 “지난달 패스트트랙 논란으로 국회의원 97명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고소ㆍ고발됐다. 정치력 회복을 위해 고소ㆍ고발을 취하해 주시고 정치가 다시 원만하게 이뤄지는 국회를 만들어주길 부탁 드린다”고 제안했다.
문 의장과 여야 4당 대표들은 이날 비공개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회담과 여야정협의체 재가동, 6조 7,000억원대 추경안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북 구미보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민생투쟁 대장정 7일째에 접어든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도대체 뭐가 두려워서 저와의 단독 만남을 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1대 1 영수회담 수락’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의 ‘선(先) 5당 대표 회담, 후(後) 1대 1 회담’ 추가 제안에도 “1대 1 회동을 먼저 풀고 3당 회담 또는 5당 회담을 하는 게 마땅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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