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ㆍ유럽 순방 중 기자간담회서 밝혀.. 김포공항 소음 해결 전제로 국제선 증편 내비쳐
박원순 서울시장이 급증하는 수도권 항공수요 대처 차원에서 군 공항인 성남 서울공항을 저비용항공사(LCC) 플랫폼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후 항공수요를 감안했을 때 부족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혁신 차원에서 서울공항을 민군 겸용공항으로 풀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소유권자인 국방부가 반대하고 있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중동ㆍ유럽 순방 동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저비용항공사(LCC) 유치를 위한 공항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를 꺼낸 후 서울공항 민간공항 전환을 화제로 올렸다. 박 시장은 “서울공항은 전세기가 일 년에 몇 편 뜨지도 않는다”며 “항공수요는 계속 증가가 예상되지만 인구 2,500만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 공항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2곳이 전부다. 성남공항을 민수용(민간공항)으로 전환해 수도권 수요 대비 부족한 공항 증설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포공항 확장에 대해서는 “소음 문제가 해결된다면, 김포공항은 확장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전국에 지방 공항이 들어서고 있지만, 정작 항공 수요가 가장 급격하게 늘어나는 곳은 수도권"이라며 "일본 도쿄의 경우 (국내선 전용 공항이던) 하네다공항이 노선을 확장하며 (도쿄 외곽 국제선 전용인) 나리타공항과 경쟁하면서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공항 구상은 수도권 항공수요 대처 외에도 외국 관광객 증가를 견인해 서울시 관광발전을 꾀한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주요 국가의 대도시 권역 공항 수는 영국 런던 6개, 미국 뉴욕 3개다.
이와 관련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박 시장 의견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우리나라 항공수요는 거의 폭증세지만 대비는 전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2030년 수도권 항공수요 예측이 2억여명이지만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2030년 기준 여객 처리 용량은 1억4,500만명 정도로 5,500만명을 소화할 공항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코드 원’만 전용으로 쓰는 공항은 우리나라와 미국밖에 없다”며 “이것도 규제라면 규제로 서울공항을 민군 겸용으로 개방하면 어느 정도 수도권 수요 증가 흡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공항은 김포공항처럼 활주로 2면을 갖추고 있으며 활주로 길이도 김포공항과 똑같다. 김포공항은 지난해 2,460만명의 여행객을 실어 날랐다. 수도권의 공항 과밀 우려에 대해 허 교수는 “국제선 여객의 82%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집중돼 있고 이 비율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방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서울공항 민간공항 이전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검토된 적이 없고 서울시로부터 그런 요청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텔아비브ㆍ서울=배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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