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구묘역 안장심의위, 힌츠페터 ‘안장 불가’ 권고
영화 ‘택시운전사’ 실존 인물로 알려진 고(故) 김사복씨와 독일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씨의 39년 만의 재회는 어렵게 됐다.
광주시와 5월단체,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5ㆍ18 구묘역 안장심의위원회는 13일 택시기사 김씨의 도움으로 5ㆍ18 참상을 세계에 알린 힌츠페터의 5ㆍ18 구묘역 안장을 심의한 결과 ‘안장 불가’ 권고를 냈다.
안장심의위원회 이 같은 결정은 봉분을 세우지 않는 독일의 관습에 따라 유품을 구묘역으로 이전하더라도 봉분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한 힌츠페터의 묘역에만 봉분 대신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도 묘역을 찾은 유족과 참배객 정서상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현재 5ㆍ18 구묘역에 조성된 힌츠페터 기념정원은 기념비와 함께 힌츠페터가 2005년 광주방문 당시 5ㆍ18 재단에 맡겼던 손톱과 머리카락 등 유품이 안장돼 있다.
하지만 이들의 재회가 끝난 것은 아니다. 김씨의 아들 승필씨가 아버지의 유해를 힌츠페터의 유품과 나란히 안장하길 원한다면 5ㆍ18 기념사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념정원에 안장 할 수는 있다. 이에 대해 승필씨는 “부친과 힌츠페터를 함께 모시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기념정원 바로 옆에 화장실과 정화조를 옮겨준다면 힌츠페터 유품이 묻혀있는 자리에 안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ㆍ18 기념재단이 오는 18일 5ㆍ18 39주기 전 공동안장도 검토했지만, 어려움이 생겨 본격추진은 5월 이후가 될 것 같다”며“ 두 의인의 만남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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