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을 법제화하는 국가가 줄을 잇는 반면 이 지구에는 아직 72개국이 동성애 자체를 불법화하고 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33개국이 동성애자를 형법으로 처벌하고, 중동 10개국이 율법으로 동성애를 규제한다. 아메리카의 경우 카리브해의 바베이도스 자메이카 그레나다 등 9개국이 그렇고, 아시아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14개국이 그렇다. 보르네오의 이슬람국가 브루나이는 지난 3월 형법을 개정, 동성애자에게 최대 사형을 선고할 수 있게 했다. 그 전까지는 최대 10년 징역형이었다. 동성애를 특정해서 불법화한 국가가 없는 유일한 대륙인 유럽에도, 러시아와 리투아니아 몰도바 벨라루스 등 온ᆞ오프라인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발언과 행위를 처벌하는 ‘동성애 선전 반대법’을 유지하는 나라들이 있다. 그들도 법적 동성애 차별 국가다.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다. 공식 명칭은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 머리글자만 따서 IDAHO 또는 IDAHOBiT 데이라 부른다. 2004년 동성애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행사는 점차 범주를 확대해 왔고, 이제는 성전환자나 양성애자를 포함한, 다양한 성지향과 젠더 정체성, 성표현(gender expressions) 성징(sex characteristic)의 모든 성소수자들을 포괄한다. 5월 17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성정체성 범주의 동성애 항목을 정신질환 부문에서 삭제한 날이다.
공교롭게도 5월 17일은 독일 동성애자들이 ‘게이 데이(Gay Day)’로 기념하던 날이다. 나치 제국 형법이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한 조항이 175조였기 때문이다. 그 법은 1968년(서독, 동독은 69년) 폐지됐지만, 내내 동성애자는 ‘One hundred seventy-fivers’라 불렸다.
그날을 처음 구상하고 행사를 주도한 사람은 프랑스의 동성애자 인권운동가 루이 조루즈 틴(Louis-Geroges Tin, 1974~)이다. 2005년 첫 국제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이래 해마다 참가 국가와 참가자, 단체가 늘어났고, 동성애가 불법인 일부 국가에서도 목숨과 자유를 걸고 동참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WHO가 트랜스젠더를 정신질환 항목에서 삭제한 것은 2018년 6월 18일이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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