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지금 행동 나서야… 재선 후엔 더 어려워져” 압박
류허(왼쪽) 중국 부총리가 10일 워싱턴 소재 미국 무역대표부(USTR) 청사에서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두번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오른쪽) USTR 대표와 회담을 가진 후 밖으로 나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중 무역 전쟁을 끝낼 것으로 기대됐던 워싱턴 고위급 회담이 ‘노딜’(No Deal)로 끝나면서 글로벌 경제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한달 가량의 시간을 확보하면서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은 9~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고위급 회담 당사지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모두 협상 종료 후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며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추가 협상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협상이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지난 이틀간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앞으로 협상은 계속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튿날인 11일에는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바라며 협상에 거부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한 가지 문제는 중국은 내가 당선되리라는 것을 안다는 점이다”며 “내 두번째 임기에 협상이 진행되면 합의는 중국에 훨씬 더 나쁠 것이다”며 중국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미중 협상이 결렬되는 것에 맞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위한 행정 절차를 시작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미중 맞불 관세전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 농가에 대한 지원 계획도 마련토록 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 내 반발을 무마하는 수순에도 들어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다만 한달 가량의 유예 기간을 통해 막판 협상 타결을 위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은 3,000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와 관련해 중국이 3∼4주 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이 10일부터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것도 중국에서 출발하는 제품에 적용돼 선박 이동 기간을 감안하면서 실제 관세 징수까지는 한달 가량이 걸린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2,000억 달러 규모에 부과된 25% 관세 인상에 대해선 당장 보복 관세 맞대응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 협상의 명운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이 일단 한달 가량의 시간을 두고 협상 타결을 모색하는 흐름이지만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미중 양측은 기술 이전 강요 금지의 법제화, 합의 후 즉각적인 관세 철폐 여부, 합의 이행 과정에서 중국의 보복 대응 권리 등 그간 핵심 쟁점이었던 사안을 두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갈등에는 중국의 세계 경제 영향력과 국가 주도 경제 발전을 축소시키려는 미국과 중국간 근본적 시각 차가 내재해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양보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양국 지도자의 리더십 스타일도 타협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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