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11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로랑 라시무이야와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라시무이야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의해 잡혀 있다가 프랑스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프랑스인 두 명 중 한 명이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잡혀 있다 프랑스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등 3명이 무사히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한국인 피랍자는 걸어서 이동했고, 비교적 건강이 양호한 모습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의 로랑 라시무이야(46)와 파트리크 피크(51), 신원 미상의 한국인 여성을 태운 항공편은 11일 오후 6시쯤(현지시간) 파리 남서부 빌라쿠블레 군 비행장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직접 활주로까지 내려와 구출된 인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최종문 주프랑스 대사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한국인 여성은 도착 직후 가족과 전화 통화를 했고 검진 결과에 따라 귀국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적의 인질은 구출 작전을 펼친 조국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한편, 배냉 위험지역 여행을 삼가라는 프랑스 외교부 권고에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라시무이야는 이날 공항 취재진 앞에서 “우리는 정부의 권고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복잡한 특징들을 고려했어야 했다”며 “우리를 지옥에서 구조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장병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앞서 프랑스군 특수부대원 20여명은 지난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부르키나파소의 무장조직을 급습해 프랑스인 2명, 한국인 여성 1명, 미국인 여성 1명 등 총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 인질들은 부르키나파소 북쪽 국경을 넘어 말리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프랑스 특수부대원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33)과 알랭 베르통셀로(28)가 숨졌다.

라시무이야와 피크는 지난 1일 부르키나파소 배냉 지역 펜쟈리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관광 도중 괴한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파리 안내원은 이후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이 탔던 차량도 불에 타 버려진 채 발견됐다. 한국인 피랍자는 프랑스인들이 납치되기 전부터 28일간 무장단체에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구체적인 납치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에선 순직 장병들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아프리카 위험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던 이들의 책임론도 일고 있다. 장이브 르드리랑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출 작전으로 돌아온 자국민 2명에 대해 “왜 그런 위험한 곳에 갔는지를 우리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간단한 환영식을 마친 뒤 "국가의 의무는 국민이 어디에 있든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면서도 "두 군인이 숨졌다. 정부의 여행 관련 권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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