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프랑스인 인질 중 한 명인 로랑 라시무이야(왼쪽)가 11일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대통령궁에서 감사의 뜻을 밝히고 있다. 와가두구=로이터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의해 잡혀 있다가 프랑스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프랑스인 2명과 한국인 1명이 작전 도중 숨진 군인 두 명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국적의 로랑 라시무이야와 패트릭 피크, 신원 미상의 한국인 40대 여성 등 구출된 인질 3명은 이날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슈 카보레 대통령을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을 구출하다 교전 중 전사한 프랑스군 장병 2명을 애도했다.

라시무이야는 인질들을 대표해 기자들에게 "우리를 지옥에서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장병들과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복잡한 심경이다. 곧바로 애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라시무이야는 “우리는 프랑스와 부르키나파소 당국에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프랑스군 특수부대원 20여명은 지난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부르키나파소의 무장조직 근거지를 급습해 교전 끝에 프랑스인 2명, 40대 한국인 여성 1명, 미국인 여성 1명 등 총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 인질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프랑스군 해병 특수부대원 2명이 교전 중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인질구출 작전 도중 목숨을 잃은 프랑스군 특수부대 상사인 세드릭 드 피에르퐁과 알랭 베르톤첼로.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당국은 자국민 2명이 지난 1일 아프리카 베냉에서 납치된 것을 확인하고, 인질이 억류된 무장 세력 근거지를 급습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과 미국인 인질도 억류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함께 구출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전날 합동 브리핑에서 “한국인 여성과 미국인 여성은 28일간 무장조직에 억류돼 있었다”며 “(프랑스 특수부대원들이 구출할 때까지) 그들(한국인과 미국인 인질)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실종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것과 관련해 “부르키나파소와 베냉 지역의 한국 공관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없었으며, 가족들 역시 실종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구출된 한국인은 가족들에 ‘장기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랑스 정부의 보호 아래 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거친 뒤 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랑스군은 구출한 자국인 2명과 한국인 1명을 파리 근교 군 비행장으로 후송 중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들을 직접 공항에서 마중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최종문 주프랑스 대사도 나가 우리 국민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부대원 2명을 잃은 프랑스 정부에 애도의 뜻을 표할 계획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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