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ㆍ이인영 공무원 대화 비판
바른미래당은 11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전날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비판한 대화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 “무식한 운동권 정부라는 비판이 이래서 나오는 건가 싶다”며 맹비난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정책실장의 대화가 그저 해프닝으로 지나치기에는 아쉽고 씁쓸하다”며 “아무리 ‘밀담’이라고는 하나 공무원들에 대한 ‘갑질 뉘앙스’가 물씬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관료사회와 전문가집단을 무시하는 ‘무식한 운동권 정부’라는 비판이 이래서 나오는 건가 싶다”며 “관료들을 협력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마치 부리는 대상으로 삼는 것 같다. 악덕 사장이 공장 노동자에게 하는 말이나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또 “초제왕적 권력이 공무원을 탓하는 것도 꼴불견”이라며 “만기친람, 청와대 정부라는 숱한 비판에도 아랑곳 않더니 이제 와서 공무원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전 부처에 적폐청산위원회를 만들어 말단공무원들까지 다 들쑤시고 잡도리했는데 어떤 공무원이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할 수가 있겠는가”며 “지금 공무원들 사이에는 상사의 지시를 녹음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정권 바뀌면 감옥 가는데 누가 제대로 일을 하겠는가. 공직 사회를 불신과 복지부동의 ‘지옥’으로 몰아간 당사자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그렇게 서슬 퍼렇게 ‘완장질’을 해놓고도 말을 안 듣는다고 하면, 양심이 없거나 무능한 것밖에 더 되는가”라며 문재인 정부는 자신의 행동을 거울에 비추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 의원회관에서 10일 오전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 출범 6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수현 정책실장은 회의에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나눈 대화에서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공무원들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대화내용이 방송사 마이크에 녹음되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다.
이 원내대표가 먼저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라고 말하자, 김 정책실장은 “그건 해주세요.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가 “단적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그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해”라고 말하자, 김 정책실장은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 원내대표는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들을 하고…”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방송사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김 실장이 “이거 (녹음)될 거 같은데, 들릴 거 같은데… “라고 말하면서 끝났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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