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70대 남성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현존자동차방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모(75)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사법부의 개인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법치주의 전체를 부정하고 공격하는 것과 다름 없다”면서 “가죽장갑과 신나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이고 치밀한 범행으로 죄가 중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람이 탄 차량에 방화하는 행위가 정당행위나 정당방위라는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모든 책임을 법원과 검찰에 돌리며 심지어 반성문을 쓰라고 조언한 같은 방 수감인들을 검찰이 사주했다고 의심하는 등 향후 재범의 우려가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차량에 탑승했던 대법원장 비서관이 관대한 처벌을 요청한 점, 남씨가 축산 인증을 받지 못해 파산에 이르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을 겪었던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남씨는 판결 선고 직후 법정에서 “대법원장 차에 불을 붙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국가가 보잘 것 없는 농민에게 법적 의무를 위반하면서 마구잡이식으로 재판하는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남씨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9시8분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김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인화물질인 시너가 담긴 500㎖ 페트병에 불을 붙여 던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김 대법원장이 탄 차량 뒷바퀴 타이어 쪽에 화염이 일었으나 보안요원이 신속하게 불을 껐다. 강원 홍천군에서 돼지를 사육하던 남씨는 유기축산물부분친환경인증 재심사 탈락 뒤 정부 상대 민사소송에서 3심까지 모두 패소하자 3개월 전부터 1인 시위를 하다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법부 수장 관용차량 방화로 사회 공동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면서 남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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