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사뱅씨, 특수 제작한 드럼통 이용해 122일 만에 성공
70대 프랑스 탐험가가 대형 드럼통을 타고 4개월 만에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26일 모로코 서쪽 카나리 제도의 가장 작은 섬 엘 이에로를 출발한 탐험가 장 자크 사뱅은 이날 4,715㎞의 대장정을 거쳐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섬에 도착했다. 사뱅은 “돛이나 모터, 사람의 힘 없이 대서양을 건넌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인물이 돼 기쁘다“면서 "조금 위험하긴 했지만 정말 신나는 여행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뱅은 자신과 모험을 함께한 동지였던 '원통형 캡슐'에 대해서도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송진이 발린 합판으로 특수 제작된 길이 3m, 폭 2.1m 크기의 와인 통 모양인 '배럴 캡슐'이 폭풍우나 바다 너울 등으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줬다고 말했다. 사뱅은 "나는 배럴 캡슐 안에서 자연과 한 몸이 된 것처럼 아주 편안했다"면서 "비록 예상보다 시간은 좀 더 걸렸지만,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조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큰 파도가 치거나 매서운 바람이 불어 닥칠 때 자신을 침대에 고정해 버텼으며, 날이 좋을 때는 캡슐 위쪽에서 햇볕을 쬐기도 했다. 양편으로 난 작은 원형 창문으로는 큰 물고기들과 바닷새들이 자신의 배를 따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담수기를 이용해 식수를 만들어 마셨으며, 잡은 생선이나 구비해둔 통조림 등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대서양 한가운데서 맞은 그의 72번째 생일날에는 푸아그라와 생테밀리옹 와인을 곁들여 조촐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사뱅은 배럴 캡슐 안에서 책을 읽거나, 만돌린을 연주하고, 낚시도 하면서 외로움을 달랬으며, 태양열을 이용해 그의 페이스북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뱅은 바다에서 122일을 보낸 끝에 지난달 27일 목적지로 삼았던 카리브해 지역에 진입, 사실상 횡단 성공을 선언했으나 바람의 영향으로 뭍을 밟기까지는 며칠이 더 소요됐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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